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올해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외자유치액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며 자본 순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머니(중국자본)'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나타난 결과다.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전 국무원 부총리는 21일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2014~2015 중국경제총회에서 이 같이 전망하며 “중국 자본의 대규모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는 중국이 이미 글로벌 산업 공급 가치사슬의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중국이 새로운 경쟁력을 키우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중국이 올해 자본 순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가능성은 중국 상무부 당국자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앞서 16일 선단양(沈丹陽) 상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올해 해외직접투자액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직 12월 통계가 남아있지만 중국이 올해 자본순수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장샹천(張向晨)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외자유치액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설령 올해가 아니더라도 머지 않아 실현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 차이나머니 공세에 힘입어 해외직접투자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은 898억 달러(약 98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중국 외국인직접투자액은 1062억4000만 달러(약 116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직접투자 증가속도가 외국인직접투자보다 11.2% 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액간 차이도 지난해 252억6600만 달러에서 현재 164억4000만 달러로 88억2600만 달러가 확 줄었다.
현재 해외직접투자 증가세로 볼 때 외국인직접투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앞서 상무부도 올해 중국 해외직접투자액은 1200억 달러 정도로 전년의 1010억 달러보다 큰 폭 증가할 것인 반면 중국 외국인직접투자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1175억86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류쉐즈(劉學智) 연구원은 “그 동안 제품 생산대국이었던 중국이 서서히 자본수출대국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글로벌 경쟁력, 국내 경제구조 고도화, 위안화 국제화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라고 해석했다.
최근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1~11월 중국은 전 세계 153개 국가 및 지역의 5402개 기업에 직접 투자했다.
미국 뉴욕의 세븐브라이언파크,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원체이스맨하탄플라자, GM타워, 영국 런던의 111올드브로드스트리트, 10어퍼뱅크스트리트, 스페인 마드리드의 스페인타워. 중국이 지난해부터 구매한 글로벌 랜드마크 건물들이다.
이처럼 차이나머니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4조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외환보유고,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중국 내 과잉투자에 따른 결과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향후 중국의 해외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10월 중국 상무부는 해외투자관리방법을 개정해 해외투자를 심사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자국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문턱을 대폭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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