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소비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5%를 기록했다. 올 10월 발표된 잠정치인 3.5%보다 1.5%포인트나 높고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4.3% 정도였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한파 등의 악재로 -2.1%를 기록했었지만 2분기 4.6%, 3분기 5%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경제의 폭풍성장은 개인 소득 증가와 저유가 지속 등으로 소비가 증가한 것이 제일 큰 요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업 투자와 정부 지출도 일제히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 마디로 말해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모든 요인들이 작용해 이번의 폭풍성장이 가능했던 것.
미국 개인소득은 올 11월 전월보다 0.4% 늘었다. 올 6월 0.4% 이후 최대 증가치다. 올 3분기 미국 경제에서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비지출 증가율은 3.2%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나 올랐다.
미국 개인 소비지출이 미국 경제성장률에 기여한 정도는 올 2분기 1.75%포인트에서 3분기 2.21%포인트로 올랐다.
여기에는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물가 하락도 적지 않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로 -0.3%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0.8% 이후 최저치다. 이 중 휘발유 가격은 6.6%나 급락해 소비자 물가 하락이 국제유가 급락에 기인한 것임을 시사했다.
자동차 서비스업체 AAA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미국의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갤런(약 3.8ℓ)당 2.39달러였다. 올 2분기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3달러대 중반이었다.
AAA는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하루에 약 4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올 3분기 미국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4.4%로 전분기의 1.7%보다 두배가 훨씬 넘게 상승했다.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2012년 3분기 2.7%에서 4분기 -6%로 급락한 이후 마이너스를 지속해 왔다.
이 중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9.9%로 급등했다.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 증가율은 2012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를 지속해 왔다.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는 전분기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을 0.31%포인트 상승시켰지만 3분기에는 0.8%포인트나 올렸다.
특히 연방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는 2012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1.1%포인트나 하락시킨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올 3분기에는 0.68%포인트나 상승시켰다.
국내 민간투자 증가율은 7.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복 정책들이 국제유가 하락을 계기로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는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 정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증가는 그 동안 잠재돼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에 불과하고 일자리 증가도 비정규직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커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달 추수감사절 주말 매출은 지난 해보다 약 11% 하락했다. 또한 지난 달 미국 실업률은 5.8%로 2008년 7월 5.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 1억4728만3000명에서 지난 달 1억4728만7000명으로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같은 기간 비정규직 노동자는 2679만6000명에서 2685만4000명으로 5만8000명이나 늘었다. 일자리가 비정규직 위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 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기준 43만8000건으로 전월보다 1.6% 감소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아직도 부진한 것도 신중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폭풍 성장은 세계 경제 회복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7%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현재 세계 경제 침체는 미국 경제 회복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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