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면세점만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서울, 인천공항,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면세점 신규 특허가 예정돼 있어 업체 간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14일 유통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시장은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7조5000억원 등 해마다 두자릿수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 첫 면세점 격전지는 제주도와 인천공항이다.
제주도에는 현재 호텔신라(제주시)와 롯데면세점(서귀포시) 등 두개의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 오는 3월 21일 서귀포 롯데면세점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 부영건설 등 3개사가 특허 신청을 마쳤고 결과는 다음달에 나온다.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새 주인도 다음달에 결정된다.
지난달 진행된 '면세사업권 입찰설명회'에는 현재 입점 업체인 롯데·신라는 물론 신규 입점을 노리는 신세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외에도 세계 면세점 1위 DFS그룹과 2위 듀프리(Dufry) 관계자도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롯데와 신라는 기존보다 면세영업장 운영 업체 수가 늘어나면 수익성이 더 나빠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면세점은 매출(2조원)의 3분의 1이 넘는 6000억여원을 임대료로 내고,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다. 이번 입찰의 최저 수용금액(임대료 하한선)이 현재보다 15%나 올라 '이익'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신세계는 롯데, 신라와 달리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인천공항 면세점을 획득하면 엄청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신세계백화점에 면세점을 유치하기도 쉽다.
한편, 정부는 최근 관광 활성화를 위해 4개의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롯데 3곳, 신라 1곳, 워커힐 1곳, 동화 1곳 등 총 6개의 면세점이 있다.
정부의 발표에 유통업체들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의지다. 관광객 수요가 풍부할 뿐 아니라 인천공항면세점과 달리 과도한 임대료 부담도 없어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한화는 입찰 참여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도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대산업개발(현대아이파크몰)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 12일 "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은 발전 가능성과 지리적 강점을 갖췄기 때문에 면세점으로서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며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체들은 1년 내내 면세점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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