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강남 1970’ ‘쎄시봉’ 스크린 장악한 복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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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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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1950년대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막아낸 이 시대의 아버지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을미년이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나기도 전에 2015년 천만 영화 테이프를 끊은 것을 필두로 벽두부터 스크린에 복고 바람이 한창이다. 가난해도 정이 넘쳤던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한 ‘허삼관’, 대선자금 마련을 위해 핏빛으로 물들었던 1970년 강남을 담은 ‘강남 1970’, 1960년 젊음의 거리 무교동을 주름잡았던 음악감상실을 영화화 한 ‘쎄시봉’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허삼관' 스틸컷[사진 제공=NEW]

‣그 시절 아버지는 모두 권위적이라고? 탈 가부장적인 아버지 ‘허삼관’

배우 하정우가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허삼관’(제작 ㈜두타연·㈜판타지오픽쳐스 , 감독 하정우)은 세계적 소설가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다.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가족들 때문에 행복하던 남자 ‘허삼관’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그 시절 아버지 상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가부장적이지만 모든 고통을 혼자 감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는 배우 하정우는 자식과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때로 삐치기도 하는 새로운 아버지 상을 탄생시켰다. 뒤끝 작렬의 아버지 허삼관이 주는 웃음은 신선하고 해학이 넘친다.

감독 하정우의 노련미도 만만치 않다. 당시의 모습은 물론이고 그 시대가 안고 있던 공기와 분위기까지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철저한 고증에 낭만적 재해석을 더해 소품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하정우의 고집으로 탄생한 20억원 짜리 개천은 없이 살아도 정감 넘치는 삼관이네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영화 전체를 따뜻하게 휘감는다. 지난 14일 개봉했다.
 

영화 '쎄시봉' 스틸컷[사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 ‘토토가’는 가라! 형님들 오신다

내달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제작 제이필름·무브픽쳐스, 감독 김현석)은 한국 포크 음악계의 전설이 된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을 배출한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전설의 듀엣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담아낸 작품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OST. 트튄폴리오의 데뷔곡 ‘하얀 손수건’부터 송창식의 구수한 목소리가 일품인 ‘담배가게 아가씨’, ‘쎄시봉’의 슈퍼스타 조영남의 데뷔곡 ‘딜라일라’, 윤형주 송창식 오근태의 절묘한 화음이 돋보이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이장희의 대표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가 귓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사진 제공=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누런 모래밭이 금밭으로…강남 땅값의 비밀

유하 감독 ‘강남 3부작’의 완결판 ‘강남 1970’(제작 ㈜모베라픽처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감독 유하)은 “강남 개발 배경에 1970년대 대선 자금이 결탁돼 있다”는 사실로부터 시작한다. 서울의 고른 발전과 인구 분배를 위해 벌였던 강남 개발의 시작 ‘영동구획정리지구’의 배경, 강남 부흥의 중심에 있던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제3한강교 준공, 기밀로 진행되었던 상공부 종합청사 이전 계획까지 우리가 몰랐던 강남 개발의 비사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1970년대를 “가장 억압 받았지만 가장 문화적 에너지가 넘치던 시기”라고 정의하는 유하 감독은 그 시절 강남을 구현하기 위해 나주, 담양, 무주, 순천 등 전국을 누볐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혜은이의 ‘제 3한강교’ 박인수의 ‘봄비’, 정미조의 ‘휘파람을 부세요’는 그 시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한 달간 땅을 고르고 진흙을 덮어 150명의 배우가 비를 맞으며 하루에 12시간씩 일주일을 촬영해 만들어진 ‘진흙탕 액션’은 유하 감독표 액션의 완결판이라 할 만하다.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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