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유럽 에어버스가 제조하는 초대형기 ‘A380'이 기로에 섰다. 경쟁업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도 대항기가 없어 2007년부터 대대적으로 판매에 들어갔으나 수주가 예상을 밑돌면서 고전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신규 계약을 위해 시장 개척을 강화시키고 연비가 좋은 개량형 개발을 검토 중이다.
전 세계 항공사의 구매 트랜드는 초대형기가 아니라 연비가 우수한 중형기로 몰리고 있어 업계에는 'A380'의 생산 중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 비즈니스위크는 승객 5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노선은 제한적이라 항공사들이 중소형 기종을 구매하는 것을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CNN은 에어버스 ‘A380'이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고 11일 보도했다. 보도에서 에어버스 고위관계자가 영국 런던에서 투자자들과 만나 “A380을 계속해서 생산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페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A380에는 장기적으로 밝은 미래가 있다”고 언급해 에어버스의 'A380' 생산 중단 관측을 부인했다.
에어버스 ‘A380'은 2층 구조로 525석을 배치한 초대형 비행기다. 에어버스는 경쟁업체 미국 보잉사에도 대항기가 없는 ’슈퍼점보기‘라 홍보해왔다.
'A380'의 개발비는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버스는 당초 연간 30대를 판매하면 2015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2011년과 2013년의 판매는 30대를 밑돌았다.
프랑스 매체는 에어버스가 'A380' 개발 단계에서 초대형 비행기의 세계 수요가 120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2015년까지 대형기 수요가 550대에 그치면서 에어버스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어버스 ‘A380'의 2014년 수주 현황은 리스회사를 상대로 판매한 20대에 불과하다. 또 올해는 단 한대도 판매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일본 저가항공사 스카이마크 항공은 당초 구매하기로 했던 6대마저 취소했다. 에어프랑스는 기존에 구매하기로 했던 12대중 2대의 인도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380'의 수주 대수가 총 317대이며 이 중 140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이 차지했다고 27일 보도했다. ‘A380’의 생산 중단 가능성 보도가 나오자 에미레이트항공은 에어버스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380' 판매가 부진한 배경에는 항공사 측이 초대형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선 대형기를 이용해 많은 승객을 한 번에 싣기 보다 소형기로 운항 빈도를 높여 더 많은 목적지로 취항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항공기 이용객의 수요가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슷한 대형기 중에서도 조금 더 작은 항공기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판매를 개시한 'A350'은 이미 800대가 넘는 수주를 계약했다. 또 ‘A330neo'는 반년 만에 120대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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