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범금융 토론회에 증권사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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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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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금융위원회가 '범금융권 대토론회'를 연다. 금융권 유관기관장,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100여명이 모여 금융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한다.

그러나 증권사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정책 순위가 은행을 비롯한 타 금융권에 밀려 있어 그저 자리나 채우러 가는 기분이라는 얘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3일 오후 4~9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금융 혁신 및 발전을 주제로 범금융권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총 2부로 나뉜다. 1부는 금융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금융에 대한 강연, 의견 청취로 진행된다. 2부는 금융업 우수사례 발표와 이를 바탕으로 한 토론으로 이어진다.

이번 대토론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금융위 업무보고 당시 "금융인과 브레인스토밍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데에서 비롯됐다. 실제 2부가 그런 자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증권업계 반응은 차갑다. 걸음마 수준인 핀테크나 기술금융은 아직까지 은행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업권이 광범위해 자칫 토론회가 전시행정식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말하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며 "증권업계 CEO가 모든 금융권 CEO를 부른 자리에서 제대로 얘기할 기회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증권사들은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은행권의 결제망 이용에 따른 대가로 금융결제원에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분담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법인 결제는 허용받지 못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핀테크 관련 세미나에서 이를 언급하며, 핀테크 발전을 위해선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 실무자 가운데에는 토론회가 열리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업계 반응이 냉소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비슷한 경험을 이미 수없이 해왔다.

1월 26일 열린 '제1회 금융투자인대회'도 마찬가지다. 증권 유관기관,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이 대회에는 금융투자업계 업권별 CEO 및 임직원 1000여명이 모였다.

업계에서는 신뢰 회복과 보신주의 혁파를 다짐하고,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로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데 일조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참석자 사이에서 '구두선'에 불과한 이런 대화를 위해 1000여명을 부를 이유가 있느냐는 얘기가 오갔다. 금융투자인 대회를 두고 '궐기대회'나 '진군대회'로 부르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업계의 목소리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준비 돼 있는만큼 한 곳의 업권으로 한정해 판단하면 곤란하다"면서 "이제 첫걸음인만큼 앞으로 금융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면 상황은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앞으로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10개 정도의 토론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은행의 혁신성 평가, 핀테크, 정보기술(IT) 융합 지원 방안, 모험자본시장 활성화, 인터넷 전문은행 등이 주요 주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 대표로는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원종석 신영증권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주진형 한화증권 사장이 참석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알리안츠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CEO가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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