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친환경’ 철강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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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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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낙준·김한수 교수팀, 초고강도·우수연성 저비중강 개발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와 티타늄 비교(왼쪽 신소재, 오른쪽 티타늄). [사진=포스텍 제공]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티타늄에 도전할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포스텍에 따르면 철강대학원 박사과정 김상헌, 김낙준·김한수 교수팀은 금속간화합물을 이용, 강도와 연성이 뛰어나면서도 그 무게가 가벼운 저비중강을 개발했다.

철강은 헨리 포드가 처음 자동차 소재로 도입한 이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다. 고연비 등을 이유로 차체 경량화에 나선 자동차 제조사들은 점차 비중이 높은 철강 대신 알루미늄합금과 같은 경량합금의 사용을 늘려가기 시작해 비중을 더 낮추면서도 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비중을 줄이기 위해 철강 속에 알루미늄의 양을 늘리면, 금속간화합물이 생겨나 변형 시에 철강이 오히려 부러지기 쉬워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낙준․김한수 교수 연구팀은 이런 금속간화합물을 아예 부러지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로 만들어 외부에서 힘을 가했을 때 합금 속 전위들의 움직임을 멈출 ‘스토퍼(stopper)’로서의 기능을 하도록 하는 ‘역발상’을 했다.

여기에는 철강의 일반적인 열처리 온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생겨나는 금속간화합물을, 니켈로 그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금속간화합물의 크기를 수십~수백 나노미터(nm)로 줄이고 그 분포도 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포함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소재는 기존에 연구되어 온 다른 저비중강 소재에 비해 50% 이상 강도가 뛰어나며, 가볍고 연성이 좋아 변형 시에 잘 부러지지 않는 성질까지 갖췄다.

특히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강한 것으로 잘 알려진 티타늄과 비강도는 비슷하면서도 2배 이상 잘 늘어나 변형이 손쉬우며, 무엇보다 티타늄에 비해 소재 비용이 1/10 이하라는 점에서 경제성도 갖췄다는 것이 이 소재의 강점이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자동차용 강재로 사용될 경우 차체가 경량화 돼 연비가 높아지고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고 우수한 강도로 승차자의 안전성까지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형 자동차’의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한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티타늄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무게와 강도, 그리고 연성이 모두 우수한 새로운 소재로서 그 비용도 저렴하고 기존 철강제조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에 고안된 합금설계 개념을 응용하면 조선, 토목 등 경량화가 필요한 구조재의 또 다른 합금 개발의 가능성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5일자를 통해 발표됐으며, 특히 기초과학 연구 성과가 주로 게재되는 네이처에 이 같은 금속 소재 관련 연구가 게재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연구팀의 이 분야 연구가 네이처 본지에 소개된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의 ‘철강혁신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지난 4년간 수행됐으며, 특히 단기적인 성과주의에 치우치지 않은 기업의 장기적인 지원과 대학의 도전주의를 기반으로 한 연구가 어우러져 맺은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이 연구는 지난 2013년 국제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로, 대량생산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포스코를 통한 시험생산을 앞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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