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마켓에서 지난 2014년 계절별로 판매된 제품군. 하지만 프리시즌 마케팅이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런 추세도 변화하고 있다. 그래프=G마켓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유통업계에 프리시즌 마케팅(Free season)이 정착되고 있다.
특정 성수기와 관계없이 역시즌 기획전 등을 통해 특수를 누리는 상품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패션, 가전, 웨딩 등 계절과 기후 등의 요인과 밀접한 제품군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겨울에 여름상품을 출시하거나 앞선 계절의 가전제품을 선주문 하는 것이 낮설지 않다.
시기와 관계없이 해외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패션업계 성수기도 변하고 있다. 과거 해외 여행의 성수기가 7~8월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사계절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징검다리 연휴, 대체 공휴일 시행 등으로 휴일이 증가했고, 유류할증료 인하로 항공 비용도 줄었기 때문이다.
수영복 업체들은 급증한 해외 여행족과 실내 풀장 등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넓어지면서 신상품을 과거 보다 3개월 빨리 출시하고 있다.
가전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에어컨, 제습기 등 여름 가전을 겨울에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G마켓이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여름철 수요가 많은 상품 판매가 예년보다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가전제품은 극성수기에는 선택 폭이 좁고 급하게 서두를 경우 잘못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여름가전 예약판매전’에 몰리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예약 판매 기간동안 여름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며 "한 해의 전략 제품이 주로 팔리는 만큼 가전업계에서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웨딩업계도 '겨울 웨딩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윤달(2014년 10월 24일~ 11월 21일)의 영향으로 결혼식을 미룬 예비 신혼부부 중 다수가 이니 1월부터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쌍춘년까지 맞물려 연초부터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말 '롯데 웨딩 페어'를 실시했다. 백화점이 주최하는 웨딩페어는 주로 봄시즌을 겨냥해 2월 중순에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1개월 가량 일찍 실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증가나 계절적 변수, 실속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성수기 마케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성수기 이외의 시기에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만큼 패션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서 '프리시즌' 구매족을 위한 마케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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