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전환율이 대출 이자보다 높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세에 거주하는 것이 유리하다. 문제는 집값의 80%를 내고도 세입자의 지위에 머무를 뿐만 아니라 전세금을 떼일 염려도 있다 보니 전세거주가 더 이상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싼 전세를 찾아 전세난민이 돼 떠돌아 다니는 것도 못할 일이다. 자녀교육, 출퇴근, 이사비용 등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주택시장은 또 한 번의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반전세로 전환되는 월세시대의 도래한 것이다. 이미 세입자의 57%는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같은 주거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내집을 마련하거나 수익형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도권의 자가율이 51%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내집 마련에 대한 지나지게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있다. 고령사회가 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집값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인구나 생산인구의 감소보다는 가구수에 주목해야 한다. 가구수는 완만한 속도로 계속 늘어나고 있기에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 이유는 없는 것이다.
또한 베이비부머의 수명은 100세로 아직도 40년은 더 살아야 하고 남는 주택에서 월세를 받아 노후자금으로 쓰고 있기에 매물 폭탄이 쏟아질 일도 없다. 그들의 자녀인 에코부머 세대는 결혼해서 분가를 시작 하고 있으니 전세집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 은퇴해도 살 집은 있어야 하고 노후에 홀로되어도 살 집은 있어야 한다.
다만 무리한 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을 해서 노후자금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부동산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내집 마련 시기를 놓쳐 전세를 찾아 이리저리 떠다니는 전세난민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따라서 초저금리와 고령화라는 구조적인 변화는 월세시대의 도래를 환영하고 있기에 주거의 안정을 최우선순위로 자산형성을 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