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양성모·김지나 기자 = “오늘 상공의 날은 무척 기쁜 날 입니다.”
18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넨 말이다. 올해로 131년을 맞은 대한상의가 정부와 기업간 유일한 소통창구로 부상하면서 박용만 회장의 상징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부정부패 척결과 최저임금인상 이슈 등으로 정부와 기업 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이날 박 회장은 축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존의 뜻을 재확인 했다. 그는 “현재를 우리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시하며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우리 상공인들도 ‘다 걸기’를 한다는 자세로 혁신과 성장에 힘을 다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와 별개로 최근 기업을 향한 사정(司正)당국의 압박이 시작되자 13일 최경환 부총리를 시작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임환수 국세청장과 연속으로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기업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놓고 있다. 또 상공의 날 행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를 만난데 이어 1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하는 등 정부와의 스킨십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
이처럼 당․정․청을 두루 만나 기업인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현재 대(對)정부 대화 통로로는 대한상의가 유일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밀월관계를 유지해온 박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는 박용만 회장에게 주어진 사명과 같다. 아버지인 박두병 회장이 1965년 6대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하면서 맺은 인연은 두산그룹의 정신적 지주인 정수창 전 회장으로, 이후 삼남인 박용성 회장이 17대 회장을 지내면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박두병 회장이 3선을 지내면서 대한상의를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로 격상시키며 상공인의 위상을 높였고, 박용성 회장은 상의 회장 재임 당시 정부와 정치권에 직언도 마다않는 ‘미스터 쓴소리’로서 재계를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
박용만 회장은 아버지와 형의 유지를 받들어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금의 상황을 풀어낼 ‘신의 한수’를 모색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꼽는 박근혜 정부와 대기업을 비롯 전국의 중소상공인들을 대변하는 대한상의의 정체성이 맞아 떨어졌다”면서 “박용만 회장의 특유의 폭넓은 스킨십과 추진력이 더해진 만큼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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