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증시가 3거래일 연속 신기록을 경신하며 고공랠리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5000억 위안(약 90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1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45포인트(2.13%) 상승한 3577.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326.72포인트(2.68%) 오른 12496.24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에 있어서는 상하이 증시는 6173억6700만 위안으로 늘어난 반면, 선전증시는 5045억1700만 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줄어들었다.
이날 강세장으로 시작된 두 증시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더욱 확대했다. 상하이 증시는 장중 한때 3577.66까지 올랐으며, 종가 기준으로 8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시사한 경기부양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된 상황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유동성 공급 조치가 투자심리를 자극, 매수세를 이끌었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지원된 3개월물 대출 3500억 위안의 만기일을 연장하고 MLF를 통해 신규 대출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이를 통해 4500억~5000억 위안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인민은행은 200억 위안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 발행에 나서는 동시에 역RP금리도 0.1%포인트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그 규모는 줄고 있으나 인민은행이 계속 역RP 발행에 나서고 7일물 역RP 금리를 기존의 3.75%에서 3.65%를 낮춘 것을 확실한 '통화완화' 신호로 해석했다. 이와 함께 이달 말 추가 지준율 인하 등의 강력한 통화완화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종목별로는 철강, 스마트TV,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인더스트리 4.0 관련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의 올해 핵심 국책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날 철강주는 5% 가까이 올랐다. 화링철강(華菱鋼鐵 000932.SZ)이 0.4포인트(10.10%) 오른 4.36을, 팔일강철(八壹鋼鐵 600581.SH)이 0.64포인트(10.08%) 뛴 6.99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오는 26~29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휴양지 보아오(博鰲)에서 개최되는 '2015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차총회'에서 핵심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오전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의 정치, 사회 , 경제 등 각 분야의 개혁조치를 소개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한 아시아지역 경제협력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일대일로 건설 추진을 강조한 바 있다.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또한 28일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또 렁춘잉(梁振英)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27일 '일대일로와 홍콩의 기회'에 대한 발언에 나선다.
스마트 TV 관련주도 5%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날 인도와 브라질 현지에 생산공장 건립 계획을 밝힌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TCL그룹(TCL集團 000100.SZ)의 주가는 0.53포인트(10.08%) 상승한 5.79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하이신전기(海信電器 600060.SH)가 22.70을 기록, 2.00포인트(9.6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국판 인더스트리 4.0 테마주도 3.0% 급등했다. 대표적으로 아위주식(亞威股份 002559.SZ)이 2.47포인트(10.00%) 오른 27.16으로, 진천선반(秦川機床 000837.SZ)이 0.78포인트(5.84%) 상승한 14.14로 장을 마감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2025년까지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마스터플랜 ‘중국제조(中國製造)2025’ 계획을 제시했다. 전통산업기술 개선, 과잉생산 해소, 기업 간 인수합병 재편 지원, 공업과 정보기술의 융합 등이 그 핵심 내용이다.
이 계획은 독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전략에서 이름을 따 ‘중국판 인더스트리 4.0’으로도 불린다. 이를 통해 위기에 직면한 중국 제조업을 살리고, 과거 ‘세계의 공장’ 중국이 누렸던 제조업 황금기를 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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