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임신 중 에리스로마이신 같은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태아에게 뇌성마비, 간질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유명한 아동병원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임신 중 각종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6만5000명을 포함해 약 20만 명의 자녀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루스 길버트 박사는 “임신 중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자주 사용한 여성이 출산한 자녀는 7세 이전에 뇌성마비 또는 간질이 나타날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임신 중 페니실린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항생제를 사용한 여성의 자녀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여성의 자녀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마이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가 이러한 위험증가의 직접적 원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길버트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는 오심(惡心·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증상) 같은 불쾌한 부작용이 있어서 환자가 투여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해 감염 질환이 오래 갈 수 있다”며 “이 항생제가 잘 듣는 특정 형태의 감염이 태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는 페니실린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다.
브리스톨 대학 의과대학 신생아의학 전문의 앤드루 화이트로 박사는 “마이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는 심장리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태아의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 뇌성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최신호(3월25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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