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윤 장관은 지난달 30일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미국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문제와 관련 미·중 사이에서 눈치보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러브콜을 받고 있고 이런 상황을 딜레마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발언해 자화자찬 논란을 빚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외교부 수장이 재외공관장들을 모아놓고 지난 2년 간 외교 성과를 이렇게 자화자찬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외교는 원칙과 소신이 없고 주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실리와 명분, 기회까지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윤 장관의 발언을 비난했다.
정 의원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전략성 모호성'이라는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했던 데 대해 "사드 문제는 우리나라 안전을 전제로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AIIB 가입에 대해선 "어차피 한국이 가입한다면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서방국가들이 가입하기 전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 선제적·전략적으로 가입했어야한다"며 "현재 창립 회원국이 이미 35개국이 넘어서 우리가 가입하며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한다는 협상카드를 꺼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어찌 이런 상황을 '최적의 절묘한 시점'이라고 (윤병세 장관은) 말할 수 있느냐"면서 "전략적 가치로 포장된 전략적 모호성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눈치보기, 무소신, 기회주의, 편승외교라는 비판을 받게 했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주권국가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이다. 지금은 외교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과거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수립해야한다"며 "정부과 국회, 당은 각자 역할이 있고 언제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논의하고 비판하며 당과 국회가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를 해결하는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자기 주장과 다르다고 해서 이를 단순하고 무책임하며 패배주의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부 장관으로서 적절치 않다"며 "이야말로 자가당착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격"이라며 다시한번 윤 장관을 비난했다.
정 의원은 마지막으로 윤 장관을 향해 "국민이 공감하는 외교전략을 수립·집행해야 힘을 받는다. 필요하면 상대국에 설명을 하고 설득시키는 노력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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