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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디벨로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국민 10명 중 7명이 아프다. 공동주택의 생활통에는 '소통'이 약입니다"라는 공익광고를 본 적이 있다. 윗집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소음, 얌체 주차와 민폐 주차로 인한 스트레스,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담배연기 등 대한민국 국민의 71%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이웃 때문에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오늘도 아프다는 이야기이다.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의 폭력 사건이 발생한다는 소식이 뉴스의 일상이 된 요즘, 이웃의 정은 커녕, 삭막해져만 가는 우리의 생활이 쓸쓸하게만 느껴진다.
'소통'이 왜 어려운 것일까? 소통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우리들은 OO 아파트에, 모두가 다 똑같은 대문에 호실 이름표를 달고 사는 공동주택 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 들어 프라이버시가 더욱 중시되다 보니, 서로 얼굴을 마주칠 만한 공용공간은 줄어 들고, 대문을 나서면 엘리베이터만 있을 뿐, 오가며 마주치기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특별히 관심 갖지 않으면, 이웃을 마주하며 알고 지내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는 똑같이 생긴 대문을 뒤로 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소통할 수 없는 환경에 길들어진 우리에게 '소통이 약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현실가능한 이야기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전 오사카next21 이라는 실험형 주택을 1996년에 건설한 적이 있다. 이제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실험주택인데, 이것의 계획의 목적은 환경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건축전문가, 환경, 설비, 구조 전문가가 설계에 참여, '오사카 가스주식회사'에서 실험적으로 건설한 것이라고 한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삶을 목표로 실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자연분해 가능하도록 건물내부에서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오수처리시설을 통해 분해된 물을 중수로 바꿔 화장실 및 생태정원에 재사용 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보조 에너지를 사용하며, 전기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설계돼 미래주택의 실험모델로서 주목받아 왔다.
본인 역시 벤치마킹 차 이 주택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생태에너지 절감 시스템보다도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설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만의 앞마당과 대문이 존재하는 공간, 이곳 저곳을 돌다 이웃주민과 마주할 수 있는 교감의 장소, 입주민의 스스로가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배려와 준비가 된 시설들 안에서, 손님을 위한 게스트하우스까지 구비돼 있었다.
공동주택은 모두 몰개성적인 대문과 똑같은 공용부를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생각이 이웃집에 사는 'OO씨의 집'과 나의 집이 저마다의 얼굴을 갖추게 되고, 서로가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접점과 골목이 형성되어, 그 모습은 마치 예전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였다. 푸르른 녹지 속에 평화와 여유가 느껴지는 그 곳에서는, 서로 '소통'과 '배려'는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정신이야 말로 앞으로의 공동주택의 모델이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더불어 빌라와 같이 협소한 공동주택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제안으로 'UP ON THE ROOF' 사례를 소개하며, '소통'이 자유로운 주거환경 미래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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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21 : 외관과 공용부 모습[사진=원더피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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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21 :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대문과 공용부 설계 [사진=원더피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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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ON THE ROOF의 사례 : 소 후지모토 설계 HOUSE [사진=원더피엠 제공]
아티스틱 디벨로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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