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달 말에는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 대책 발표가 예정 돼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어렵다는 게 정부 내부의 시각이다.
특히 최근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하며 공무원 출퇴근까지 감시하던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로 곤혹을 치르면서 구조개혁 이슈는 잠잠해진 상태다.
관가는 책임총리로 온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르자 당혹스러운 눈치다. 공직기강과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던 총리의 구설수는 공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만 초래했다.
올해 4대 구조개혁 첫 시작점인 노동개혁부터 정부는 꼬인 실타래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한 협상능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동개혁안을 발표했지만 ‘반쪽짜리’라는 꼬리표를 달았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노동시장은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로 급격히 냉각됐다. 정부에서 어떤 제안이 들어와도 믿을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 움직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 3년차 구조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의미인 셈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도 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정치개혁이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구조개혁이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구조개혁 골든타임이라고 외치던 3~4월은 어느덧 보름도 남지 않았다. 이번 노동개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정부 정책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내놓은 정책을 수시로 바꾸면서 시장에 혼란을 줬다. 부동산 정책은 지금까지 세 차례 큰 틀에서 바뀌었고 전월세 대책 등 세부적 사안까지 포함하면 매 분기 대책이 나왔다.
정부 출범 첫 해 발표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지자체와 갈등이 불거지며 곳곳에서 파열음을 보이고 있다. 복지 예산 100조원 시대를 천명하며 ‘공약가계부’까지 만들었지만 사실상 폐기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공공기관 체질개선으로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정부 구상 역시 목표로 한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올해 성장률도 정부 목표치인 3.8%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또 올해 초 논란이 된 연말정산 시스템은 정부가 스스로 정책 부재를 인정하며 2개월 만에 보완책을 급하게 내놓으며 체면을 구겼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성과 위주의 정책을 펼치려다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견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완성도 있는 정책보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면서 전체적인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며 “노동개혁도 골든타임을 정하며 노동계를 압박하다보니 반발이 더 많아진 유형이다. 구조개혁을 정부 시나리오로 끌고 가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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