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대로는 안 된다… "수익 다변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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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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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은행 업무만 갖고 경쟁하는 곳은 향후 2~3년 안에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핀테크가 활성화돼 금융사 뿐만 아니라 IT업체까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오면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때와 같이 실제로 문을 닫는 은행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의 자조 섞인 말이다.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이자 장사로 벌고 있는 금융사의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같이 금융권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금융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2%나 감소했다. 지난 2011년 8조6000억원에 달했던 것이 3년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의 비중이 같은 기간 18.0%에서 9.4%로 하락하며 편중 구조가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이 비중이 10%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문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대로 떨어지는 등 이자수익 마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1분기 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그동안 이자 장사에 치중했던 은행들이 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타격을 받은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82억원(6.5%) 감소한 2608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통합과 관련된 일회성 이익 1130억원을 차감하면 32.3% 증가한 것이지만 핵심이익은 2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환은행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12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지만 핵심이익은 되레 714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순이익은 3899억원으로 같은 기간 8.3% 감소했다. 시중 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전년동기 대비 0.019%포인트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을 강화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손쉬운 이자 장사에 집중, 단기적인 외형 확장에만 급급해 장기적인 수익구조 개선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이자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수료 관련 영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자산관리, 투자은행 업무 등 수수료 영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적자 상태의 수수료를 정상화하는 노력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 역시 필수로 꼽히고 있다.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은행인 스탠다드뱅크와 업무제휴를 맺고 상반기 중 현지은행 본사에 데스크를 설치키로 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22일 인도 뉴델리에 지점을 열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11월 뉴델리 사무소를 개소, 지난해 10월 지점 개설에 대한 본인가를 취득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자카르타 소재 현지은행 지분인수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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