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초고층 빌딩의 상부층 사무실 임대료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제2롯데월드 전경. [사진=롯데건설 제공]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서울시내 초고층 빌딩의 상부층 사무실 임대료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고층 빌딩은 다른 외국 도시와 달리 저층과 상부층 간 임대료 차이가 10% 대로 적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3일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층빌딩 사무실 임대료는 ㎡당 358달러(약 38만8000원)로 홍콩과 뉴욕 등 18개 조사 대상 주요도시 중 최저를 기록했다.
'초고층건물 지수'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상징성 있는 주요 관문 도시 소개 고층 업무시설의 상층부 임대료를 비교하는 지표다. '고층 업무시설'은 150m 이상 높이 건물의 상부층 30%를 나타낸다. 서울에서는 여의도의 63빌딩과 IFC, 삼성동 무역센터와 아셈타워가 여기에 해당된다.
'임대료 최고' 도시는 홍콩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가 작년 하반기 11.3% 급등한 탓에 이번 조사에서 ㎡당 2696달러(약 293만원)를 기록했다. 2위는 미국 뉴욕(1615달러)로 집계됐다. 홍콩과 뉴욕에 이어 도쿄(1334달러), 런던(1323달러), 샌프란시스코(1044달러)가 톱5에 올랐다. 중국 도시로는 상하이가 740달러로 10위, 베이징은 726달러로 11위에 각각 순위에 올랐다.
서울의 고층 빌딩 임대료가 다른 도시보다 낮게 측정된 이유는 뉴욕, 홍콩 등 임대료가 많이 오른 도시들과 달리, 작년 말에 상당량의 신규 공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저층과 상부층간 임대료 차이가 적고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초고층 건물이 없는 점도 임대료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나이트 프랭크 측은 "뉴욕, 홍콩 등 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초고층 건물이 근무자들에게 최상의 업무환경을 제공하므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임차인을 유치해 건물의 활용 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롯데월드와 송도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상암 DMC 랜드마크타워, 현대자동차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사업 등이 활성화되면 이 지표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서울의 고층빌딩들은 임대료와 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측정한 고층빌딩 매각가 순위에서는 15개 도시 중 12위를 차지했다. 나이트 프랭크가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15개 도시를 대상으로 각 지역 임대료와 예상 수익률, 국가별 성장 가능성 등을 추정해 초고층빌딩의 예상 매각가를 추정해 본 결과, 서울은 1210달러(약 131만원·이하 평방피트당)로 11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매각가에서도 6330달러로 1위를 지켰고, 도쿄(4180달러)와 뉴욕(2980달러)이 2위와 3위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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