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인터넷 매체인 형초망(荊楚網)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남편 때문에 독수공방 신세가 된 한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사는 리(李) 씨. 지난 3월 주식 투자를 시작한 남편에게 자금 2만 위안을 대 줬다. 남편은 ‘단기투자의 황제’, ‘워런 버핏 투자노트’와 같은 증시 관련 서적을 쌓아놓고 주식 투자 공부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남편은 주식투자에 집착했다. 가지고 있던 비상금을 몽땅 털어넣은 것도 부족해 아내가 따로 챙겨놓은 그 동안 밀린 정기 주차비 12만 위안(약 2000만원)도 몰래 손을 댔다. 이 뿐만 아니다. 집에만 오면 일단 소파에 누워 잠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질 않았다. 주식 평가보고서를 읽고 주식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느라 바쁘기 때문. 그러다 결국 소파에서 잠이 드는 게 리 씨 남편의 하루 일과다.
주식과부란 말은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 대회 기간 축구경기를 보는 남편 때문에 외로운 처지에 놓인 아내들을 가리킨 ‘월드컵 과부’라는 말에서 따 왔다. 주식과부 현상은 너도나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중국증시의 현 주소를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황소장에 진입한 중국 증시는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중국 증시 증권계좌 수는 매주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한 주간 신규 증권계좌 수가 300만개를 돌파했다. 현재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 총 증권계좌 수는 2억 개에 육박한다. 상하이·선전거래소에 계좌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주식시장에 뛰어든 중국 주식 투자자가 적어도 1억 명이라는 의미다. 이른 바 ‘국민 주식 투자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전업 투자에 뛰어든다든지, 빚을 내서 투자하는 현상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면서 중국 주식투자 과열에 대한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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