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기형적 건축물 양산하는 '도로사선제한' 53년 만에 폐지

도로 사선 제한 규제에 따른 문제점. [제공=국토교톹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계단형·대각선 건물 등 기형적인 형태의 건축물을 양산하는 '도로 사선 제한' 규제가 제정된 지 53년 만에 폐지된다.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도로 사선 제한 규제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30일 밝혔다.

도로 사건제한 규제는 도로변에 건축물을 신축할 때 건축물의 반대쪽 도로 끝 지점과 도로 폭의 1.5배 높이가 되는 지점을 잇는 사선을 긋고 그 사선의 안쪽에만 건축물을 짓도록 한 규제다. 1962년 건축법 제정 당시부터 도시 개방감과 미관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점차 용적률의 규제 수단이 돼 사업성을 저하시키고 계단형·대각선 건물 등을 양산해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법을 피하기 위해 준공 후 빈 공간에 발코니를 설치하는 등의 불법 행위도 빈번했다.

특히 도로 사선규제 때문에 법에서 정한 용적률 만큼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업계에서는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하거나 지구단위계획 등을 통해 맞춤형 경관 확보가 가능하므로 획일적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건축법 개정안 통과는 도시 미관 개선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 동안 도로 사선 높이 제한에 묶여있던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되고 신규 건축개발도 확대되는 등 연간 1조원 이상의 건축 투자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며 "서울에서만 총 34조원 규모의 투자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건축 허가시 공사를 위한 17개 관계 법령의 모든 서류를 제출토록 한 것을 사업 규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서류만 내도록 했다. 세부도서는 공사 착공 전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와 함께 건축주가 건축허가 신청 전에 건축 가능 여부를 문의하면 허가권자가 알려주는 '사전결정' 제도도 개선된다. 앞으로 허가권자는 건축 가능한 높이·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고, 지구단위계획 등 관련 법령에서 규제하고 있는 사항 등도 안내해야 한다.

강석호 의원은 "건축법 개정안은 시대 흐름에 따른 건축물의 획일적 규제에 대한 폐지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