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내홍으로 시끄러운 사이 일찌감치 민생 챙기기에 발 빠르게 나서며 총선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4·29 재보궐선거 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당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데 분주해 총선 전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재보선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던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며 바닥 민심을 다지고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당 정책위는 지난 21일 경기도 포천 투어를 시작으로 현장을 훑으며 민생정책 발굴을 하고 있는데, 당정 협의를 잇따라 열고 있는 것도 총선에서 정책 의제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은 새줌마 정책투어 첫날 경기 포천 군 사격장 피해상황과 관련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외교·국방부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 마련을 모색했다. 이어 22일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함께 국회에서 남북관계 현안 관련 당정협의를 열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대표가 ‘재보선 승리 답례 투어’를 통해 경기 성남 중원(15일), 광주(17~18일), 서울 관악을(19일), 인천 서·강화을(20일) 지역을 차례로 찾은 것도 내년 총선을 겨냥한 민생행보 전략으로 읽혀진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최근 당정협의를 열어 가스비 인하, 쌀값 안정화, 가계 통신비 인하, 중고차 매매 제도 개선 방안 등 다양한 분야의 민생정책을 내놓으며 서민 표심을 확보 중이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도 이르면 이번 주 부실 당협 정비를 위해 실시한 당무 감사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 준비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선 어젠다 선점을 위한 정책기구도 조만간 출범할 전망이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내년 20대 총선 승리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가칭 ‘총선정책기획단’을 조기에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이 이처럼 총선 체제로 사실상 전환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당 대표를 둘러싼 내홍이 가라앉지 않아 20대 총선 준비는커녕 내부갈등 봉합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문재인 대표가 24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임명,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전권을 위임해 당 쇄신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당 차원에서 아직 내년 총선체제를 갖추지 못해, 각 지역구 의원들은 각개전투식으로 총선 준비를 하고 있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들은 매주 지역구를 찾아 행사를 챙기고 나름 민심을 훑고 정책과 예산 확보를 약속하고 있지만, 여당이 당정 협의로 내놓는 ‘민생정책 선물’ 보따리를 이기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20대 총선의 공약을 발굴하고 준비해야 할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가 현재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거대담론에 매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현안과 민생정책 발굴이 늦어지고 있다.
그나마 당 정책위 내 20대 총선 공약 준비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지만, 수장인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여당과의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내년 총선 공약 발굴 등이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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