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제주도 항공수요 증가에 대비해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동시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신공항의 경우 쇼핑, 컨벤션 등을 포함한 에어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제주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신설 여부와 관련해서는 고속탈출로, 터미널 확장 등 기존공항을 120% 활용하고, 제2공항도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당초 정부가 2025년까지 제주공항 용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중국의 부상이라는 변수때문에 사정이 바뀌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수요 예측 결과에 따르면 제주공항 이용객은 2018년 2830명으로 늘어 활주로 혼잡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기준 2400만명이 이용한 제주공항은 5년간 연평균 10.1%의 수요 증가를 보였다. 2020년과 2030년에는 각각 3211만명, 4424만명으로 지금보다 2배 이상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원 지사는 "중국의 경우 저비용항공이 대세고 자가용 비행기까지 많이 오기 때문에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거의 직항을 요구하기 때문에 활주로 한개짜리 신공항을 만들어도 포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 신공항을 인천 영종도와 같은 에어시티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원 지사는 "영종도보다 규모는 작지만 컨벤션이나 쇼핑, 스타트업, 금융 등을 갖춘 에어시티를 만들자는 개념에는 동의가 된 상태"라며 "아시아가 성장하는 가운데 홍콩이나 싱가폴과는 다른 의미의 역외금융자유지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항의 한 구역을 대한민국의 금융 규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해 대여금고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동산 분양에 치우쳤던 중국 투자를 지속적인 콘텐츠가 나오는 사업으로 유도한다는 각오다. 단기 수익에 급급한 중국의 부동산 분양.개발 등으로 난개발이 속출하고 후속 경제활동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원 지사는 "분양으로 단기간 수익모델이 끝나는 것은 더이상 노땡큐"라며 "중국 협력팀을 조성해 관광 투자 관련 논의를 하고, 국내 기업과는 IT(정보통신), 에너지, 바이오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인재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곳에 연구와 휴양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는 "과거 실리콘밸리로 유학을 갔던 중국인들이 대거 돌아오면서 아시아에 머물 곳을 찾고 있다"며 "제주도가 적합하다는 생각에 글로벌·생태 에너지, 스마트 창조 도시 등의 내용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투자 및 관광객에 대한 도민의 거부감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인데 우리만 배척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낙수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별 관광객에 대한 인센티브.컨벤션 투어 등을 늘려 수익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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