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가운데)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브리핑룸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과 함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조치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예비비와 1조2000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최경환 총리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대응 활동에 필요한 예산은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을 활용해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마련해 둔 재원을 말하며 일반예비비와 재해 등에 대비한 목적예비비로 구분된다.
올해는 일반 예비비 1조3000억원, 목적예비비 1조20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이 예산에 배정됐다.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예방사업에 쓰거나 예측 불가능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쌓아두는 것이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총 적립액은 1조9937억원이고, 이 가운데 1조2424억원을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 7513억원은 의무예치금이다.
중앙정부의 예비비와 지자체의 재난관리기금을 합치면 모두 3조7000억원을 메르스 대응에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확산됐을 때(2009년)는 백신 지원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어갔는데, 메르스 사태는 환자 격리가 관건이기 때문에 예산 지원 측면에선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대응에 나서는 정부 부처들 가운데 예비비를 사용하겠다고 기재부에 요청한 곳은 아직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 등 해당 부처는 우선 이용·전용할 수 있는 자체 예산을 쓰고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과 관련한 복지부의 올해 예산은 4000억 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메르스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업은 모두 12개로, 올해 예산은 635억원 규모다.
감염병 예방·관리 및 연구개발(R&D) 예산이 558억원, 격리치료병상 확충 등 시설관련 사업과 정보화 예산이 77억원 편성돼 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메르스 감염 여부 검사 및 검역 관리 부문에 관련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자에 대한 검사 및 확진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되지만 환자 개개인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자 개인에 대한 의료비 지원 여부는 향후 관련 부처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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