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달 초까지 가뭄 지속되면 식량생산량 15~20% 감소할 것"

  • 통일부, 북한 가뭄피해 평가 및 식량 생산 전망

북한 지역의 가뭄 현상이 내달 초까지 지속될 경우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5~20% 줄어들 것이라고 정부가 9일 전망했다. [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 지역의 가뭄 현상이 내달 초까지 지속될 경우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5~20% 줄어들 것이라고 정부가 9일 전망했다. 

통일부는 이날 '北 가뭄피해 평가 및 식량 생산 전망'이라는 자료를 통해 북한 지역의 강수량 부족이 이달 상순(10일)까지 지속되면 식량생산량이 5~10% 감소, 대체 작물인 옥수수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북한 당국은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볏모가 말라죽는 지역에선 강냉이 및 알곡작물로 교체할 것을 지난달 28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내달 5일까지 강수량 부족이 지속하면 예년 보다 감자와 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지난달 10일 이전에 파종한 옥수수 생산량도 많이 감소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지역의 지난해 강수량은 평년(1981~2010년 평균) 대비 61%에 불과했고, 모내기 철인 올해 5월 강수량도 평년 대비 56.7%에 그쳤다.

특히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의 경우 5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각각 46.9%, 61% 수준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에서 5월 강우량이 100㎜ 미만을 기록, 모내기 지연 및 생육장애 발생이 예상된다"며 "용수부족 뿐 아니라 초속 20m 이상의 강풍 피해도 발생, 대홍단 등 일부 지역에선 재파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터 가뭄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식량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봄 가뭄 때는 기존 저장 용수 활용으로 상당 부분 피해를 극복했지만, 올해는 함흥지역 댐(수위 13~15m 수준)의 수위가 최근 30㎝까지 떨어질 정도로 용수 고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한이 쌀 생산량은 216만t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만t 늘었지만, 옥수수와 감자 생산량은 172만t, 54만t으로 각각 4만t, 2만t 줄엇다.

지난해 북한의 전체 식량생산량은 480만t으로 가뭄에도 전년에 비해 1만t 감소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용수 고갈에 비료 부족까지 겹쳐 식량 생산이 많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 소식통의 말을 빌리면 올해는 비료 공급이 덜 되고 있다고 한다"며 "지난해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내달 초까지 가뭄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식량 생산이 20%까지 감소하면 올해 전체 식량생산량은 384만t으로 하락하게 된다.

이런 북한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던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진흥청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생산량은 1995년 413만t에서 1996년 345만t, 1997년 369만t으로 감소했다가 2000년 422만t으로 회복됐다. 이후로는 2002년 395만t으로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400만t 이상을 유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난의 행군 때는 (북한 주민이) 배급제에 주로 의지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굶어 죽었는데 20년 지난 지금은 각자 살아갈 방법이 생겼다"며 "쌀이 부족해도 다른 살아갈 방법이 생겨 굶어 죽는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남북 간 대화가 되면 모든 문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식량지원 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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