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 환율은 합리적"이라며 저평가 논란에 못을 박았다.
신랑망(新浪網)은 워싱턴에서 23~24일 이틀간 열리는 제7차 미중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한 저우 총재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 환율에 대한 평가는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 시장을 두고 판단하면 위안화는 합리적 수준"이라 밝혔다고 24일 전했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되어 있다 평가하고 일부 상원의원이 중국이 연방인사관리처(OPM) 해킹의 배후라며 위안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반대하고 나선데 대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됐다.
저우 총재는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를 웃돌던 수준에서 최근 2% 이하까지 떨어졌다"면서 "이는 중국 수출·입 균형이 어느 정도 잡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대(對)중국 적자가 지속된다고 해서 이것으로 위안화 저평가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5월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위안화가 IMF 기준을 만족시키려면 대대적인 추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이는 미국 정부 측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저우 총재는 "이는 특정장소에서 나온 의견일 뿐 미국 정부 측의 입장은 아니다"라며 "위안화 환율 개혁은 진행 중이고 이미 시장 매커니즘을 통해 조정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도 이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가시지 않으면서 인민은행 추가 지급준비율(지준율),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렇다'는 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니다'라고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추가 유동성 공급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미중전략경제대화는 2009년 이래 미중 양국 대표가 모여 중대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 전략대화는 9월 시진핑(濕近平) 국가주석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의제 사전점검의 성격도 짙다.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중국 측 대표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이 미국 측 대표로 회의를 주재한다.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는 케리 장관과 대화기간 중 제6차 미·중 고위 인적교류회담(CPE)에 나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