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 정부가 출범한 뒤 그리스 은행에서 전체 예금의 20%가 빠져나갔다. [사진= 로이터통신 영상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그리스 은행에서 최근 6개월간 전체 예금의 5분의 1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리스 중앙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예금 전체의 약 20%에 해당하는 약 300억유로(약 37조1700억원)가 인출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5월 말 예금 잔액은 약 1300억유로(약 161조1100억원)로 줄어 1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스 내 예금 인출 속도는 이달 하순부터 급속도로 빨라졌다. 국제 채권단과 진행한 협상이 마감 시한(30일)을 눈앞에 두고도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그리스 4대 은행으로 꼽히는 내셔널 은행, 유로 뱅크, 알파 은행, 피레우스 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은 1000억유로(5월 기준·약 123조9300억원)를 넘어 국내 예금 잔액에 가까운 수준까지 의존도가 늘어났다. ECB가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긴급유동성지원(ELA) 형식으로 그리스 은행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 지원을 보류하기로 한 것은 4대 은행에 큰 타격이다.
그리스 시중은행들의 은행의 자산도 부실하다. 4대 은행은 올해 1분기 결산에서 총 4억유로가 넘는 적자를 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전했다. 이 적자 폭은 전년 동기의 3억유로보다 늘어난 규모다. 부실 채권의 증가가 주된 요인이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3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부실 채권 비율은 24∼3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실 채권은 주로 개인이나 영세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부실 채권 증가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정부가 출범하면서 긴축재정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장기 연체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금융안정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은행 영업일 기준 6일간 영업 중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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