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기 발견부터 심폐 소생술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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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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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양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박남수]

안양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박남수

지난 5.19일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백마고 3학년생 정지은 양은 집에서 쓰러진 아버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목숨을 구했다.

지난 3월에도 초등학교 4학년 이수빈 양이 아파트 단지 앞에 쓰러진 5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의식을 살렸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이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빠른 신고와 초기 발견 시 심폐소생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이다.

심 정지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최초 발견자가 중요한 것이다. 빠른 신고와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생할 수 있는 사람도 그 기회를 놓쳐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이 심폐소생술이 전문적인 지식과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심정지가 일어나면 1분당 10%의 뇌손상이 진행되고 4분을 넘는 이후부터 뇌손상이 일어난다”며 “심 정지를 막기 위해 의료진 외에 일반인들의 심폐소생술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뇌 속에 있던 산소가 모두 소모되는 4분 이후부터 뇌가 급격히 손상되고 식물인간 상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엘리베이터나 계단, 복잡한 도로로 이송될 경우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

대한심폐소생협회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심장정지가 발생했을 때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비율은 8.3%에 그친다. 또 심폐소생술을 받고 목숨을 구하는 확률은 4.8%에 불과하다. 길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환자 20명 중 1명만 살아난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보건부가 집계한 심장질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심장정지가 일어난 환자의 생존율은 10.6%으로, 한국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소생술 실시율이 한국보다 5배 높아 생존율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2013년 미국의 집이나 길에서 발생한 심장정지는 32만 6200건이며, 이 중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비율은 40.1%(13만건)를 기록했다.

미국이 한국보다 심폐소생술을 많이 실시하는 이유는 1990년대부터 학교 교육과정에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최근 1~2년 사이에서야 심폐소생술 교육이 확산됐다. 국내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자는 2012년 1,000여명에 불과했다. 이어 2013년 6만명, 지난해는 7만명이 관련 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어린 학생들도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목숨을 살린 사례들은,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쉽게 익힐 수 있고,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면 누구든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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