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기적인 성장과 투자를 희생시키며 단기 투자를 부추기는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며 자본이득세를 올리는 세제개편안을 제시했다. 민주당 내 진보적인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고위직의 막대한 ‘보너스 잔치’를 문제 삼으며 “회사와 노동자들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도 회사의 고위직 임원들만 부(富)를 축적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현재의 미국 세제 관련 법률은 기업과 은행들이 단기 차익만을 노리도록 허용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들의 실제적인 압력을 의식해 높은 분기별 실적에 집착하는 시스템은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분기별 단기 실적에 집착하면서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들의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최근 경향에 대해 “이는 기업활동, 임금, 미국 경제 모두에 해로운 일”이라며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은 물론 중산층의 소득 증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제시한 자본이득세 개편안은 자본이득세를 현재의 2년이 아닌 6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추는 증세안이다.
자본이득세를 첫 2년 동안에는 소득세율과 같은 39.6%로 유지한 뒤 3∼6년 구간에서 36%→32%→28%→24%로 낮추다가 6년 이후부터 20%로 유지하는 내용이다.
현행 세제는 첫 1년간 39.6%를 부과하고 2년째부터는 20%로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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