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유독물질 확산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경제적 손실규모도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은 지난 12일 갑자기 발생한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 사망자가 15일 기준 104명으로 늘어났다고 이날 전했다. 이번 대형 폭발사고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총 722명이다. 이 중 58명은 위독하거나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도 최소 21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망한 소방관 21명은 톈진항 공안국 소속 계약직으로 농촌에서 부푼 꿈을 품고 도시로 올라온 젊은이들이다. 아직 다수의 소방관이 실종 상태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독물질 유출 및 확산의 공포도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톈진 당국이 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를 기해 사고지점 반경 3km이내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고 15일 전했다. 현장에 투입된던 경찰과 구조인력이 모두 철수했고 사고현장으로 이어지는 주요 통로도 차단됐다.
환구시보는 "폭발지점 동쪽에 있던 시안화나트륨 700kg이 이번 폭발로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 공포스럽다"면서 "2차오염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안화나트륨은 '청산소다'로 불리는 맹독성 물질로 금속 도금 등에 사용된다. 물과 반응하면 시안화수소가 생기는데 이 시안화수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포로학살 등에 사용한 독가스로 유명하다.
생화학부대가 투입돼 현장 유독물질 유출 여부와 처리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15일 오후 톈진 환경 당국 책임자가 "사고지역 인근에서 유독물질은 아직까지 검출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한 상태다.
톈진항은 중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구다. 이에 따라 이번 폭발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폭발사고로 수입차 수 천대가 훼손됐다고 14일 전했다.
축구장 4-5개 크기의 주차장에서 판매를 앞두고 있던 둥펑(東風)-르노 자동차 1500대는 물론 폭스바겐, 현대-기아 등의 차량 수 천대가 불길에 휩싸였다. 둥펑-르노 1500대의 손실액만 최소 3억 위안(약 550억원)에 달한다. 전체 피해규모는 40억 위안(약 73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중국 당국은 톈진항 사고에 대한 공포감 및 비난여론 확산을 막는데 힘을 쏟고 있다. 펑파이신문(澎湃新聞) 등은 중국 당국이 톈진항 폭발사고와 관련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는 혐의로 사이트 50곳을 폐쇄조치했다고 16일 전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사상자가 1000명" "폭발 반경 1km내 생존자가 없다" "톈진에 폭동이 일어났다" 등 근거없는 헛소문을 퍼트린 사이트 50곳에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 이 중 차부망(車夫網), 미행망(美行網), 군사중국망(軍事中國網) 등 18곳은 영구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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