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위안화 평가절하 영향 파악에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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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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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 정부가 지난 11~13일, 유례가 없던 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를 크게 절하하면서 국내 산업계는 이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업체들이 예의주시하는 대목은 중국 정부가 추가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인지의 여부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수출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반면, 중국 내수시장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기회와 위기가 함께 도래한다. 전자와 후자중 어떤 방면에 집중해야 우리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중국정부의 조치는 둔화된 수출을 회복시키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수출 회복을 통해 침체 우려가 큰 내수경기까지 부양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도 한국처럼 수출이 내수를 부양하는 국가경제 구조에 이원화가 확대되고 있어 의도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한국으로부터 부품과 소재 등 중간재를 구입·가공해 완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중국 로컬업체 또는 현지 진출한 해외투자·합작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 이곳에서 완제품을 만든 후 수출하는 물량이 많다. 이들 대기업들은 한국으로부터 중간재의 상당수를 수입하며, 대중국 중간재 수출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중국 로컬업체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로컬업체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물량이 상당 부분 줄었는데,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해 수출활동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기아자동차는 현지 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있어 생산상의 큰 문제는 없지만 위안화 평가절하가 내수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가뜩이나 저가에 품질을 높인 로컬 업체들의 공세에 이은 추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의 가장 큰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업종은 철강이다.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 출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내수보다 수출물량을 더 많이 뽑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중국산 철강제품의 한국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지만 위안화 평가절하를 배경으로 더욱 싸진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입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나마 제조업체들은 위안화의 영향을 당장 받지는 않는다. 통산 환율의 변화가 제조업 경기에 미치는 기간은 3개월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업종은 당장 이번주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화장품·음식료 업종과 항공·여행업종이 대표적이다. 당장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여행올 때 예전보다 비싼 돈을 물고, 비싼 돈을 지불해 물건을 사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객 감소와 더불어 여행을 오더라도 과거와 같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화장품 및 음식료업계도 움츠러들 것으로 보이는 소비 심리 때문에 어느 정도 매출 감소는 불가피 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위안화 약세는 아직은 전망일 뿐 실제 어떤 상황이 나타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위안화 자체가 아닌 달러화와 원화, 더 나아가 엔화 추세까지 봐야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다만, 단기적으로는 중간재보다 소비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한 만큼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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