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4일 반년 만에 장중 3200선이 붕괴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7.84포인트(8.49%) 하락한 3209.91로 거래를 마치며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9% 가까이 빠지며 3100선까지 주저앉았으나 가까스로 3200선을 사수했다.
낙폭은 지난 2007년 2월 이후 8년래 최대치였다. 지난 달 27일 투자자를 패닉으로 몰아넣었을 때 기록한 8.48%의 하락폭도 뛰어넘었다.
마감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31일 기록한 3234.68 보다도 낮았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며 지난 6월 12일 정점을 찍은 상하이지수가 두달여 만에 올해 상승폭을 반납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선전종합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56.93포인트(7.7%) 하락한 188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창업판(차스닥) 지수도 9.06% 빠졌다.
상하이·선전 증시 거래대금은 각각 3588억1900만 위안, 2728억7200만 위안으로 현저히 저조했다.
전자통신(-9.61%), 석유(-9.59%), 전력(-9.22%), 금융(-9.04%) 등 대다수 업종이 평균 7% 이상 폭락했다.
상하이·선전 증시를 통틀어 상승한 종목은 10여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한가(10% 하락)를 기록한 종목은 건설은행, 평안은행, 중신은행, 중신증권, 흥업증권, 차이나유니콤 등 2000개가 넘었다.
중국 경기둔화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시장에 비관적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정부의 시장개입에 겨우 의존해 왔던 중국증시는 더 이상 정부 정책 약발도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전날 중국 국무원이 양로보험기금(국민연금) 자산의 최대 30%까지 주식시장에 투자를 허용하는 호재도 내놓았지만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투매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간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상하이종합 3500선 마저 무너지면서 중국 증시의 바닥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중국발 충격으로 아시아 금융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이날 대만증시는 장중 한때 7.5%까지 폭락하며 2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행히 다행히 점차 낙폭을 줄이면서 4.84% 급락한 7410.34로 마감했지만 이 역시 2년 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였다. 주가가 폭락하자 대만 행정원장(총리격)이 직접 나서서 증권 당국에 증시 부양책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을 정도다.
일본 증시도 하락폭을 키우며 장을 마쳤다. 닛케이 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1%(895.15) 내린 1만8540.68로 장을 마감했다. 1만9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홍콩 항셍지수도 이날 오후 3시18분(현지시각) 기준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한 2만131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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