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리는 와타나베 부인…한국 매력 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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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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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發 경기침체에 日 큰손들 위험자산 회피

  • 엔·유로화 등 안전자산으로 회귀

  • 금융·통화정책 안정화 재검토 필요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엔화 약세로 한국과 중국에 몰렸던 일본 투자금이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국내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금융시장 매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일명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불리는 일본 큰 손들의 손절매가 심상치 않다. 정부와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부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경기침체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인 엔화와 유로화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신흥국에 몰리던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한국 시장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이보다 더 안정적인 엔화와 유로화로 자금이 다시 회기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금융·통화정책을 펼쳐야 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의 일본행은 단순히 환율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그만큼 현재 한국 금융시장이 신흥국발 경제침체로 쉽지 않은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에는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팔자’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국내 증시는 이날까지 외국인 자금 이탈이 14거래일째 지속됐다.

캐리 앤 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의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초저금리인 유로화와 엔화를 빌려 한국을 포함한 해외 자산에 투자했지만 최근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높아지자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이 한국 금융시장을 떠나는 이유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기준 121.03엔이다. 지난 12일 장중 1달러당 125.28엔 고점을 찍은 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 24일 이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는 수준이다.

실제로 24일에는 8000억원 가까운 외투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갔다. 신흥국 위주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유로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하자 외국인투자자들이 급속도로 자금을 빼내고 있다”며 “엔·유로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주식시장의 여전한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신흥국과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기 전에 확장적 금융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경제 연구소 한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일본 엔화 강세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본발 자금이 회수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해외자금 유출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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