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순국선열의 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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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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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희]

의정부보훈지청 보상팀장 이지희

11월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이 날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1939년 11월21일 한국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정천(池靑天), 차이석(車利錫)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11월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의결했다.

이후 민간과 정부에서 기념일을 주관하다가 1997년 공식 정부기념일로 제정했다.

사실 11월 17일은 대한민국에게 한 날로 남아 있는데,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어 외교권을 박탈당하는 등 국권을 사실상 상실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민영환, 조병세 등은 자결을 하였고, 최익현, 신돌석 등은 전국 각지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그 외에도 수많은 선조들이 국권회복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우리가 나라를 되찾는 데에는 3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은 이로 인해 희생된 수많은 선열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희생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에게 이러한 아픔을 준 일본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나라’이다. 거리상으로는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건 사고로 인해 두 나라의 국민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거리로 보면 그 어느 나라보다 먼 나라가 아닐까 싶다.

광복 70년이 지난 현재에도 우리는 역사를 부정하는 이들의 행동에 의해 상처 받는다. 일제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에 대한 사과는커녕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강제징용의 사실은 부인한 채 수많은 한국인을 끌어가 노역을 시켰던 군함도(하시마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등 일본의 행동은 과거 고통받았던 나라들을 분노하게 한다.

전쟁의 피해자들에 대한 태도에서도, 과거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반성에서도 그들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집단자위권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무기 개발을 강화하는 등 재무장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비단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뿐 아니라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국민들이었기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초와 슬픈 역사를 바로 알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 후세들의 의무라는 생각을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채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나라를 잃고 고난스러운 역사를 잊는다면 미래에 또 다시 재발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거와 순국선열의 메시지를 담은 순국선열의 날이 올해로 76회 째를 맞이했다.

순국선열의 날이 담고 있는 이러한 함의를 공허한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년 11월 17일 하루만큼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되새기고 아울러 나라 잃은 백성들이 겪었던 고초를 돌아보고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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