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제주 제2공항 개항시기를 2023년까지 앞당길 계획으로, 예정지 인근 반대 주민들을 온몸으로 끌어안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3일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설 부지 인근 한 식당에서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단과 만나 "임기 내 실시설계까지 진행하겠다"며 제주 제2공항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 온평리, 수산리 등 일부 마을에서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끈질기게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수산리·온평리·난산리·신산리 일대 4.9㎢에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원 지사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보상 등의 문제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이 이득을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형성돼 있다"며 "청계천 사례처럼 계속 주민들을 만나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 반대에 따른 토지 수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항용지와 도시계획 지역은 전부 토지수용 대상이지만 주민입장을 고려해 가급적이면 협의 매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주민의 반대에도 결국 공항은 지어질 것이란 얘기다.
특히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항을 2023년까지 2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현재 청와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상태로, 국토부와도 추진 일정을 줄이는 데 일정 부분 교감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 달 예정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6개월 내에 마무리하고 내년 중순부터 1년가나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후 기본·실시설계와 보상 단계에 들어가면 충분히 기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제2공항 주변을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같은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안도 밝혔다. 이를 통해 투기를 막고 개발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원 지사는 "에어시티 조성하지 않으면 공항 담벼락 밖은 유채밭으로 두거나 민간이 개발해야 하는데 이 경우 투기가 조장될 수 있다"며 "도시계획으로 묶어 공공 주도로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에어시티 기능 중에는 금융을 특화시켜 제주도 관광산업과 연계한 다음 세대 먹거리로 만든다는 포부가 더해졌다.
아울러 "투기로 인한 땅값 급등을 막기 위해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난 15일 성산읍에 대해 3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서귀포시는 불법 개발행위를 막기 위해 합동 단속반을 운영 중이다.
그는 "제주 제2공항은 25년 만에 성사된 제주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며 "제주만의 공항이 아니라 지방경제와 국가경제를 이끌고 수도권·지방공항을 쌍끌이로 잇는 축이라고 생각하고 성원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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