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등 유통업계와 밴사간 리베이트 사실로 드러나…밴사 ‘빅3’로 조사 대대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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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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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묵은 리베이트 관행 뿌리뽑는다…금융ㆍ유통업계 초긴장

 

아주경제 전운·이정주 기자 = 농협하나로유통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과 밴사들간에 오가는 불법적인 리베이트 관행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리베이트를 법으로 금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베이트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그동안 진행해온 직권조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당국은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연간 2500억원이 오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묵은 리베이트 관행을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상위 3개 밴사를 상대로 불법적인 리베이트 공여 여부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한국정보통신(KICC), 나이스정보통신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KS넷은 오는 15일까지 조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밴사들이 대형 가맹점에 현금 또는 현물로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근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3면]

한국정보통신의 주요 거래 가맹점은 농협·홈플러스·현대백화점·롯데리아·스타벅스 등이며, 나이스정보통신은 농협·씨유·세븐일레븐·GS리테일·홈플러스·신세계·이마트 등이다. KS넷도 농협·신세계·이마트 등과 계약을 맺고 있다.

금감원은 상위 3개 밴사에 대한 직권조사에 이어 다음달부터 나머지 밴사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에 등록된 16개 밴사 중 하위 3개사는 제외하고 나머지 10개사를 순차적으로 조사키로 했다.

밴사들이 대형 가맹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는 그동안 해묵은 관행으로 치부돼 왔다. 신용카드사가 밴사에 결제 1건당 120원 가량의 밴수수료를 지급하면, 밴사는 다시 가맹점에 결제 1건당 50~100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결제가 월 2000만건인 대형 가맹점의 경우 거래 밴사로부터 거둬들인 리베이트는 월 20억원에 이른다. 대형 가맹점들은 월별 결제에 비례해 현금으로 리베이트를 받거나, 전산장비(단말기 등)를 밴사로부터 현금 대신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리베이트가 관행으로 자리잡으면서 밴수수료를 낮추는 걸림돌로 작용했고, 결국 신용카드사들의 비용 지출을 늘려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거나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데 장애가 됐다는 점이다. 이처럼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관행을 뿌리 뽑아 밴수수료를 낮추는 기반을 마련, 궁극적으로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결제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경제지주 산하 농협하나로유통이 최근 수개월간 5개 밴사로부터 수십억원에 이르는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중이다.(본보 11월 13일자 1·3면 참조) 앞서 지난 2013년에도 밴사들로부터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아 챙긴 맥도날드, 씨유, 바이더웨이 등 식품·유통업체의 고위 간부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구속된 전례가 있는 만큼 금감원의 대대적 조사가 관련업계에 미칠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밴업계 한 관계자는 “16개 밴사들이 카드단말기 공급을 위해 과열 경쟁을 벌여오면서 수십년 동안 리베이트는 당연한 관행으로 자리잡았다”며 “지난 7월 법으로 금지된 이후에도 암묵적으로 리베이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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