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에 사건송치된 주요 적발 사례[출처=관세청]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H사 대표 조 모(56)씨는 중소 금형업체 규모치고 초호화 생활을 하는 갑부로 통했다. 그는 페라리 2대·람보르기니 1대 등 외제차 10대를 보유했으며 고급빌라에서 호화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지난 2006년부터 8년이 넘도록 허위 수출채권을 매각하는 등 총 1522억원 상당의 불법을 저질러 왔다. 조 씨 수법은 생산원가 2만원인 플라스틱 TV캐비닛을 개당 2억원으로 일본에 위장 수출하는 방법이었다. 결국 조 씨의 호화스러운 생활은 1522억원의 수출 채권을 시중 은행에 매각하는 무역금융편취에 따른 것이었다.
#. 홍콩에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워놓고 자금 세탁을 한 K사 대표의 재산도피도 덜미가 잡혔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5년 동안 미화 6100만달러 상당의 이태리 유명 여성의류를 국내 면세점에 판매하면서 수익금(미화 1053만달러)을 홍콩 비밀계좌에 숨겨 온 것. 도피자금은 다시 홍콩 내에 12개 비밀계좌로 세탁한 후 스위스·버진아일랜드·몰타공화국 등의 계좌에 은닉했다. 또 술집마담·웨이터·대리기사 등 156명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자금세탁도 서슴지 않았다.
14일 관세청이 공개한 ‘2015년 국부(國富)유출 특별단속’ 결과에 따르면 조사감시국 외환조사과는 총 68건인 5353억원 규모의 적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관세청은 국부유출 수사전담팀을 가동하는 등 불법 자본유출 및 무역금융사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외환조사 전문인력 13개팀(69명)을 투입한 바 있다.
국부유출 적발 유형을 보면 무역금융 사기대출은 2928억원,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재산국외도피는 1528억원, 비밀(차명)계좌를 통한 자금세탁이 897억원 규모다.
최근 불법 외환거래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수출입 교역량이 증가하고 외환자유화로 인한 외환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점점 지능화·고도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재산도피·자금세탁 등 외환사범 단속 현황을 보면 전년대비 중대 외환범죄 건수는 182%, 금액으로는 158%가 늘었다.
김태영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적발 성과는 한국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과 정보공유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불법 자본유출 및 무역금융사기 등 불법 관행 근절을 위해 국부유출 수사전담팀을 구성,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무역거래를 악용해 재산을 국외로 도피하거나 건전한 수출입기업의 금융지원을 위축시키는 반사회적 부패 기업에 대해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면서 "수출입가격 조작 가능성, 수출입과 외환거래 실적차이 등 우범 요소를 정밀 분석해 기획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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