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노조는 11일 임금피크제에 대한 입장을 담아 인트라넷 게시판에 소식지를 올렸다. [출처= 금감원 인트라넷]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금융감독원 노조가 진웅섭 원장을 허수아비로까지 빗대가며, 사측 임금피크제 도입안에 반발하고 있다.
16일 금감원 인트라넷에 올린 노조소식(11일자)을 보면 노조는 "진웅섭 원장이 이미 합의한 임금피크제를 뒤집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지시대로 재합의를 요구한다"며 "허수아비가 돼버린 무능함에 대해 사과하고, 기존 합의안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8월 말 금감원 노사가 직급별로 임금피크 2~3년에 걸쳐 임금을 120~220%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보다 나쁜 조건으로 다시 협상하도록 금융위가 요구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한국은행 임금피크제(3년간 임금 240%)보다 열등한 조건으로 이미 합의를 마쳤는데도, 금감원 예산권을 쥔 금융위에서 더 낮은 예금보험공사 수준에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소식지에서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진웅섭 원장이 말을 바꿨다"며 "금융위가 노사 합의 사항에 간섭하는 것은 관치금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 내부에서 금감원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진웅섭 원장이나 서태종 수석부원장이 읍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노조는 소송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겠느냐"며 "노사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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