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자동차 사업 등에 외도하던 '동아원', 워크아웃 위기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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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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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제분·사료 제조업을 주 사업으로 벌이던 동아원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와인이나 수입 자동차 사업등에 무리한 확장을 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바람에 워크아웃(채권 금융기관 공동관리) 위기에 놓였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제분업계 3위 기업인 동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더 유명하다. 동아원과 한국제분 공동 대표이사인 이희상(70) 동아원그룹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의 장인이다. 전씨는 현재 동아원 전무를 맡고 있다.


동아원은 18일, 303억원 규모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필요할 경우 워크아웃 절차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분업계에서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의 뒤를 이어 점유율 3위(동아원·한국제분 합산)로 비교적 탄탄한 중견기업인 동아원은 최근 수년간 자금난이 심각해졌다.

재계에서는 동아원의 이런 위기가 본업인 밀가루 사업과는 관계없는 다른 사업 진출과 확장 등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동아원과 한국제분은 현금 장사이기 때문에 그것만 하면 어려울 이유가 없지만 와인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수입차에도 투자해 실패하는 등 외도한 사업들의 손실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아원은 2007년 수입자동차 무역, 자동차 정비 사업을 하는 에프엠케이(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설립해 마세라티·페라리 등 슈퍼카를 수입·판매해왔다.

또한 2005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서 와인 사업체인 '다나 에스테이트'를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왔다. 국내에서는 나라셀라·단하유통 등 와인수입사를 설립·운영해왔다.

동아원의 와인 사업은 와인 애호가로 소문이 난 이희상 회장의 주도로 추진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고급 레스토랑 사업체인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 등을 통해 외식업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올해 들어 9월까지 연결기준 30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일부 계열사와 강남 지역 부동산 등 자산을 줄줄이 매각해왔다.

올해 3월 에프엠케이를 효성에 2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4월 계열사 대산물산의 서울 논현동 사옥 '운산빌딩'을 392억원에 팔았고 서울 신사동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포도플라자'를 150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계열사 당진탱크터미널 지분을 160억원에 전량 매각하고, 지난달에는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이 소유한 서울 종로타워 탑클라우드를 서울향료에 팔았다. 이 회장은 최근 나라셀라 지분 80%를 와인유통 업체인 오크라인에 매각하기도 했다.

동아원은 최근에는 주력 사업체인 한국제분 지분도 매각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자금난 뿐 아니라 주가 조작 사건으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외부적 요인으로도 타격을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10∼2011년 동아원이 자사주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도록 돕기 위해 주가를 조작한 것을 묵인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억원과 추징금 4억2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분 사업은 안정적으로 현상 유지를 하며 운용하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에는 다른 분야에 한눈을 많이 판 것 같다"며 "기업의 기초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고강도 검찰수사를 받은 점도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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