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스타트업 M&A로 활력...韓도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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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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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스타트업이자 중국 1위 배달앱 업체 '어러머' 홍보이미지. [사진 = 어러머 웨이보]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열풍이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타트업의 M&A 활성화는 '창업-성장-자금회수-재투자‧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를 완성하는 핵심고리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발전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중국 스타트업의 M&A 열풍은 벤처 생태계 고도화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에 힘쓰는 한국에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스타트업 인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1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중국 북경상보(北京商報) 등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 둔화와 증시폭락 사태로 위기에 내몰린 중국 스타트업들이 기업간 '상생형 M&A'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중국 벤처기업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의 M&A는 중국발 경제위기가 심화된 지난해 본격화됐다. 택시예약 서비스 업체인 디디다처(滴滴打車)와 콰이디다처(快的打車)의 합병(기업가치 160억 달러), O2O(온·오프라인 연결 비즈니스) 서비스업체 메이투안(美團)과 음식점 애플리케이션 업체 디엔핑(点評)의 합병(기업가치 150억 달러 이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양대 여성전용 온라인쇼핑몰인 모구제(蘑菇街)와 메이리숴(美麗說)가 합병되면서, 새해부터 기업가치 25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의 탄생을 알렸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자금회수(엑시트) 달성 여부다. M&A는 기업공개(IPO)와 함께 엑시트 시장을 움직이는 양대 축으로 작용한다. 특히 스타트업에게 최고의 엑시트 방안은 대기업을 통한 M&A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기술력에서 한단계 도약에 필요한 동력을 얻는다.

이런 관점에서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업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인수와 투자는 신흥기업의 성장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스타트업의 전반적인 M&A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며, 그게 현재로선 스타트업의 유력한 미래 성장 경로 가운데 하나"라며 "특히 장기화된 경기불황은 중국 대기업에게 스타트업 인수의 호기를 부여해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처럼 '창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은 매년 벤처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창업에서 자금 확보에 이르기까지 소위 '죽음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기업은 드물다. 

문제는 자금확보가 어려운 한국 엑시트 시장의 '척박한' 환경이다. 특히 M&A보다 IPO에 과잉편중된 것이 왜곡된 엑시트 시장의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 M&A로 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1% 미만에 불과해 IPO가 사실상 유일한 엑시트 방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PO만으로 엑시트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이 창업해 IPO에 이르기까지는 평균 13년이 걸려 중국(3.9년), 미국(5년)보다 두배 이상 소요된다. 실제 상장에 성공한 국내 벤처기업은 3.74%에 불과한 실정이다. 

스타트업 인수에 대한 국내 대기업의 미온적 태도 또한 엑시트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근본적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구글 등과 같은 대기업에 M&A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구축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창업 단계의 인큐베이팅보다 기존의 자금이 수익을 거둬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대기업이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 나서 M&A를 통한 엑시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맥킨지 컨설팅 파트너는 "벤처생태계라는 의미 속에는 원래 대기업도 포함돼야 하지만 한국은 두 세계가 분리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외국의 대기업이나 투자사가 국내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성공 모델이 배출된다면 국내 대기업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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