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M&A‧법적공방에 시멘트업계 ‘시끌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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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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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잠잠하던 시멘트업계가 최근들어 부쩍 시끄러운 모습이다.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의 매각에 이어, 공정위의 담합으로 이목을 끌었던 시멘트업계가 라파즈한라의 매각설이 불거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사모투자펀드(PEF)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될 예정이다. 글랜우드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차남인 이상호씨가 대표로 있는 토종 사모펀드다. 유진그룹 및 성신양회 등에 공동 인수 의사를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가는 약 500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그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온 라파즈한라가 매물로 나온 것은 라파즈와 홀심의 합병에 따른 것이다. 합병으로 탄생된 라파즈홀심은 글로벌 사업장 중 점유율 1위가 아닌 곳은 철수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

라파즈한라는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가 불발되며 결국 정리대상으로 이름을 올려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라파즈한라가 매각 대상으로 글랜우드를 선택한 것은 지난해 진행된 동양시멘트 인수전 당시 연합전선을 구축한 이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라파즈한라는 글랜우드, 베어링PEA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양시멘트 인수를 타진한 바 있다. 글랜우드 역시 쌍용양회 매각전에서도 예비입찰적격자로 선정되는 등 시멘트 산업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온 만큼 이해의 합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글랜우드는 라파즈한라와 같은 사업을 영위중인 시멘트·레미콘 업체에 공동인수를 제안중이다. 성신양회와 유진기업이 꼽힌다. 성신양회의 경우 내륙사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안에 위치한 시멘트업체와의 합병이 필수적이다.

원자재 및 제품의 조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유다. 이외에도 점유율 확대로 가격협상력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같은 내륙사인 한일시멘트가 쌍용양회 인수전에 끝까지 참여한 이유도 이와 같다. 이외에도 동양시멘트가 최근 제주지역 시멘트 공급단가를 올린 점에서 알 수 있듯 해안사의 경우 제품공급 경쟁력이 내륙사보다 높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레미콘 기업인 유진기업의 경우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측이 유진기업과 성신양회에 인수의향을 물은 것으로 알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 기업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경우 한일시멘트 등 다른 내륙사로 인수의사를 물을 수 있어 아직까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법적공방은 현재 진행 중… 태평양시멘트 2차 공개변론 29일 실시
태평양시멘트가 KDB산업은행 등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이하 매각협의회)를 상대로 지난 10월 제기한 ‘매각협의회 보유 쌍용양회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지위확인 본안 소송’에 대한 법정 공방도 이어진다.

21일 태평양시멘트에 따르면 우선매수권 지위확인 소송의 두 번째 공개변론이 이달 29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그간 태평양시멘트측은 1차 공개변론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태평양측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가 진행중인 만큼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측은 이번 2차 공개변론에서도 협의회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고 우선매수권 박탈 선언과 동시에 공개 매각을 추진했다는 기존 주장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태평양측은 1차 공개변론 당시 “지난해 6월 초 매각협의회 보유 지분 매수에 대한 최초 가격까지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우선매수권 협상 진행 의사를 표시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이 제시 가격만 확인하고 이후 아무런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우선매수권 무효를 선언하고 공개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태평양과 매각협의회간 법적공방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태평양측은 우선매수권 지위확인 소송 이외에도 협의회의 일방적인 지분 매각으로 인한 손해보상청구 소송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유진PE가 쌍용양회 인수전 참여를 철회한 것은 법적갈등 및 회사 운영에 있어 불편한 동거에 부담을 느낀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는 시멘트업을 잘 알고 있는 유진측이 한발 뺀 것은 곧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라는 기업을 과연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협의회와 한앤측이 법리적 검토를 마치고 승리를 자신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태평양측도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만큼 이번 쌍용양회 매각으로 빚어진 잡음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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