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차스닥) 출범 7년 만에 사상 최초로 퇴출되는 상장사가 발생할까. 한때 차스닥 신화를 일군 진야과기(金亞科技)가 그 대상이라고 신경보(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진야과기의 '죄목'은 회계부정이다. 중국 증권당국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 해 6월부터 진야과기와 저우쉬후이(周旭輝) 회장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진야과기 주식은 지난 해 6월부터 현재까지 8개월 이상 거래 중단됐다.
아직 당국의 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부정회계 혐의가 드러난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진야과기는 지난 2014년 순익 1931만1100위안을 허위로 부풀리는 등 회계장부를 조작했다. 중국경제망은 진야과기가 12억 위안(약 2270억7600만 위안) 이상을 조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진야과기가 지난 해 2100만에서 2250만 위안의 순익을 실현했다고 실적보고서를 발표했음에도 시장의 불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진야과기 기업가치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각 기관마다 진야과기 주식가치를 거래 중단 전의 주당 34위안에서 최소 8위안 대까지 하향 조정했다. 기업가치가 기존의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차스닥 규정에 따르면 거액의 분식회계는 엄연한 상장퇴출 대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진야과기가 차스닥에서 퇴출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차스닥 시장에선 그동안 분식회계, 3년 연속 적자 등 이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장사들도 기사회생하며 목숨을 부지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중국 당국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장사들에게 '구제'의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퇴출 대상이 된 상장사가 12개월 이내로 위법행위를 시정하고 관련 인사를 문책해 경질하고 민사소송 책임을 지면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얼마 전 새로 부임한 류스위(劉士余) 증권관리감독위원회 주석이 진야과기를 본보기로 삼아 차스닥 상장 퇴출 제도 개혁의 칼을 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소재한 진야과기는 셋톱박스 제조업체다. 2009년 10월 차스닥 출범과 함께 상장돼 거래 첫날 주가가 200% 이상 폭등,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차스닥 신화를 이뤄냈다. 지난 2012년 7월엔 차스닥 상장사 최초로 해외 인수합병(M&A)도 성공하며 이름을 날렸으나 경영난으로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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