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인민은행의 이번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조치가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는 2일 인민은행이 전날 4개월 만에 지준율 0.5%포인트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안정적 통화정책 운용의 일환일 뿐 대대적인 경기부양의 전조는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화사는 "중국 통화정책이 2008년의 '긴축'에서 2009년, 2010년 '적절한 완화' 기조로 전환된 후 6년간 '안정적(穩建·온건)' 기조를 지속해왔다"며 "다만, 최근 경기 둔화세 지속 등을 의식해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통화정책 기조를 '안정 속 완화' 로 새롭게 잡으며 탄력적 통화정책 운용을 시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구조 개혁, 기업 자금조달 부담 경감, 적절한 유동성 유지 등을 위해서도 통화정책은 안정 기조를 기반으로 다소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지준율 인하도 이러한 통화정책 운용 방침과 현실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대대적 경기부양과는 거리가 멀다"고 재차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해 '2015 다보스포럼'에서 했던 발언도 그 근거로 언급했다. 당시 리 총리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안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며 '다수이만관(大水漫灌 물을 대량으로 푼다는 뜻으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의미)'은 없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도 이번 지준율 인하 배경에 대해 "시장 유동성의 합리적 수준 유지를 위한 조치로 '공급 측 개혁' 등에 적합한 금융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다수 경제학자도 이번 지준율 인하는 예상했던 조치로 인민은행이 최근 외화 유출에 따른 외국환평형기금 감소를 의식해 유동성을 주입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관영언론인 신화사가 인민은행 지준율 인하의 취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나선 것은 최근 중국 경기하방 압력이 가시지 않고 주요 거시지표가 부진을 지속하면서 시장에 대규모 경기 부양 기대감이 싹튼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화사는 현재 중국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경기 하방압력 증가를 방어하기 위한 당국의 '통화정책 수단'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또,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신화사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합리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당국이 추진하는 각종 경제구조 개혁,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힘 입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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