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진료대기만 7시간…'도떼기 시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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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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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

  • 서울대병원 혼잡도 '최고'

  • 병상 부족 병실 바닥서 대기

  • 24시간 체류 제한 등 과밀 조정

  • 어길 땐 상급병원 취소 불이익

[서울지역 한 대학병원 응급실 모습.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김온유 기자 =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박수완(35)씨는 지난 1일 저녁 머리가 아프다는 3살배기 딸을 안고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응급실 내부는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씨는 엉엉 우는 딸을 품에 안고 3시간 넘게 기다려서야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박씨는 "병원에 온 지 1시간이 지나자 딸이 울다 지쳐 잠들었다. 잠들어서도 끙끙대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제때 응급처치나 수술을 받지 못하고 병원 바닥 등에서 처량하게 기다리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오히려 이런 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3일 공개한 '2015년 응급의료기관 평가결과'에 따르면, 전국 414개 응급실의 과밀화지수는 52.6%로 전년보다 단지 0.2%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과밀화지수 상위 20개 병원은 평균 108%에 달했다. 100%가 넘는 병원도 총 11곳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병원에 온 환자의 재실시간 총합을 병상수와 일 년의 시간을 곱한 값으로 나눈 수치다. 100%가 넘으면 응급실 병상이 부족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하고 간이침대나 의자, 병원 바닥 등에서 대기해야 한다.

응급실이 가장 과밀한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182.3%로 전년과 마찬가지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전북대병원(140.1%), 경북대병원(132.4%), 서울성모병원(122.6%), 분당서울대병원(116.8%), 삼성서울병원(111.6%), 세브란스병원(109.1%) 순이었다.

중증응급 환자가 수술장이나 병실 등에 올라가지 못하고 응급실에 머무는 재실시간은 평균 6.9시간으로 2014년보다 0.3시간이 늘었다. 재실시간이 긴 상위 20곳은 14.0시간으로 전년과 같았다. 10시간 이상 대기하는 병원은 총 27곳에 달했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중앙보훈병원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증응급 환자의 재실시간이 가장 길었다. 다만 시간은 37.5시간에서 작년엔 23.0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그 뒤는 부산백병원(21.2시간), 서울대병원(20.0시간), 전북대병원(18.2시간). 서울성모병원(17.9시간), 서울아산병원(14.9시간)이 차지했다. 이들 병원은 재실시간이 전년보다 1.2~3.8시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가 응급실에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24시간 넘게 체류하는 환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는 병원에는 권역·지역응급센터나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취소하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무작정 응급실부터 찾는 경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감기 등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을 제한하고 본인 부담금을 대폭 늘리는 계획이 검토 중이다.

실제로 가장 과밀한 20개 대형병원 응급실을 조사한 결과 24시간 이상 머무는 환자는 전체의 6.6% 지만 응급병상은 43.4%나 점유하고 있다. 또 이용 환자 가운데 비응급·경증환자가 75%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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