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MBC가 주말극에 초강수를 뒀다. 가족극이 주를 이뤘던 주말 오후 10시대에 과감하게 정통멜로를 편성한 것. 이서진과 유이가 주연을 맡은 '결혼계약'이 5일 베일을 벗는다.
3일 서울 마포구 MBC신사옥에서는 새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주연을 맡은 이서진과 유이를 비롯해 김광규 김유리 김용건 이휘향 박정수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털어놨다.
이 작품이 특히 주목을 받는 건 그간 50부작 가족극이 주를 이뤘던 MBC 오후 10시대에 들어온 정통멜로이기 때문이다. 전작이 '막장'이라 불릴만큼 다이내믹한 전개를 보였던 '내 딸 금사월'이었기에 MBC의 실험은 더욱 놀랍다.
연출을 맡은 김진민 PD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 시간대를 사랑하는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그 시간대에 가서 어떤 느낌을 낼까 고민을 했고, 내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시간대에서 보지 못 했던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계약'은 인생의 가치가 돈뿐인 남자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이서진이 한남식품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차가운 성격을 가진 한지훈을, 유이가 그런 한지훈과 계약결혼을 하는 싱글맘 강혜수를 각각 연기한다. 16부작 미니시리즈다.
김진민 PD는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뭘 직어야 하는 건지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할 일이 훨씬 많고 훨씬 집중해야 하는 드라마 같더라"며 "배우와 배역 사이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기엔 대작이 아니겠지만 마음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큰 대작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는 이서진과 유이 역시 서로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이서진은 "나이 차는 호흡과 상관 없다. 연기를 하며 흡족하다"고 강조했고, 유이는 "이런 말 하면 이서진 선배가 싫어하는데 사실 난 이서진 선배와 호흡을 맞추게 돼 무척 좋았다. 평소부터 팬이었다"며 파트너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드라마의 성공이 작품에 대한 PD의 깊은 고민과 연기자들의 호흡에만 달린 건 아니겠지만, 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고 작품이 흥행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결혼계약'의 시작은 나쁘지 않은 셈이다.
16부작 정통 로맨스를 주말극으로 편성한 MBC의 시도는 성공할까. '결혼계약'이 '내 딸 금사월'에 열광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런 좋은 분위기를 후속 '옥중화'까지 전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결혼계약'은 5일 오후 10시에 첫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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