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한국경제에 대해 "최근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함에 따라 광공업 생산과 출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한 달 전 내놓은 경제동향에서 일부 지표가 부진해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생산, 소비, 투자 등 내수 지표가 대부분 부진하다는 점을 들며 지난달 진단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세부적으로 보면 1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2.6%)보다 낮은 전년 동월대비 1.8%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년 같은 달보다 3.9% 감소, 전월(-1.7%)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특히 수출 출하가 -4.2%에서 -7.4%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5% 증가해 소폭 개선됐지만 서비스업생산은 3.0% 증가해 전월(3.5%)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보다 낮은 98에 머물렀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앞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5% 감소해 전월(-1.3%)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09년 4월(72.5%) 이후 가장 낮은 72.6%까지 하락해 설비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경기 전반이 부진한 것은 세계 경제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2.2% 감소해 사상 최장기간인 1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조정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16.2% 감소해 전월(-15.6%)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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