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이 해외 언론의 열띤 취재 경쟁 속에 펼쳐졌다. 현장에는 프랑스 통신사인 AFP를 비롯한 해외 언론사에서 100명이 넘는 해외 취재진이 몰렸다.
이날 대국 중계는 이세돌과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 방, 한국어·영어 중계 방 두 개로 나눠 진행됐다. 한국어 중계방은 송태곤 9단과 이현욱 8단이, 영어 중계방은 마이클 레드먼드와 크리스 갈록이 맡았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한국어뿐만이 아니라 영어로도 중계된 것은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이날 경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바둑은 중국 전통 체스와 많은 점에서 닮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바둑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지만, 일부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이번 맞대결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바둑 협회 앤드류 오쿤 회장(65)은 “미국에서 바둑인의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협회에 가입된 가입자만 2만5000명에 달한다”면서 “지금은 보스톤이나 뉴욕, 시카고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바둑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승자에 대한 예상도 나라마다 엇갈렸다. 대부분이 이세돌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기계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일부 미국인들은 알파고의 승리를 확신했다.
티엔 기자는 “대만 사람들은 이세돌을 응원하고 있다. 아직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쿤 회장은 “누가 이길지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 이세돌과 알파고 모두 각자 가진 장점이 뚜렷하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어 “이세돌의 수는 매우 복잡하다. 인공 지능으로도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라면서 “알파고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변수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컴퓨터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한 점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기는 막연한 바람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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