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풀려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항소심도 법리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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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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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인수 과정에서 국고 수천억원을 낭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난 강영원(65)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재개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미리 준비한 발표 자료를 이용해 강 전 사장의 공소 사실과 항소 이유를 1시간 동안이나 상세히 설명했다.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의 캐나다 업체 하베스트와 그 자회사 인수가 석유공사의 목적에 부합하고 배임의 고의가 없다고 봤지만, 정유회사인 자회사는 애초에 인수 필요가 없었으며 하베스트가 중간에 합의를 파기하고 끼워팔기로 날을 붙여 가격을 올렸음에도 실사도 없이 며칠 만에 4조원을 들여 인수한 것은 충분히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은 하베스트를 저가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였으므로 반드시 인수했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판단했는데, 하베스트 인수 포기가 석유공사에 손해라는 증거도 없고 타당성도 없다"며 "원심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런 주장 입증을 위해 항소심에서 석유공사 이사들과 자문사인 메릴린치 관련자들, 인수합병(M&A)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강 전 사장의 변호인은 "배임죄가 되려면 반드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검찰은 1심에서 이런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수 당시인 2009년에는 아무도 예측 못한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이 일어나 유가가 떨어지고 하베스트의 이익 구조가 붕괴돼 사후 손실이 발생한 것뿐이다. 그래서 검찰도 손해액을 특정해 기소하지 못하고 오로지 적정 가격에 인수하지 않았다는 점만 문제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배임의 동기를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지만, 피고인이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있다 연봉과 대우가 크게 깎이는 손해를 감수하고 석유공사로 온 이유는 조국의 부름에 소명을 다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경영평가에 연연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사장은 2009년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와 정유 부문 자회사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을 인수하며 시장가격인 주당 7.31 캐나다 달러보다 훨씬 높은 주당 10 캐나다 달러를 지불, 회사에 5500여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올해 1월 1심은 강 전 사장이 하베스트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을 거래 과정에서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배임의 동기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이례적으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직접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 판결을 비판하고 항소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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