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검사와 배우. 기혼과 미혼. 부친에 대한 반항심에 도박판까지 전전하던 소년과 반항이라곤 모를 점잖기 그지 없는 청년.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속 검사 주세훈과 배우 도상우(29)의 사이에는 차이점이 많다. 그런데 한 편 무척 닮기도 했다. 무언가에 대해 지독하리만큼 순수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점이 그렇다.
주세훈은 첫눈에 오혜상(박세영 분)을 사랑하게 됐다. 순애보는 깊었다. 오혜상이 사기, 협박, 살인방조까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와중에도 주세훈은 끝까지 아내를 믿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그럴 리 없다'며 눈에 완벽한 콩깍지를 씌워서.
"연기할 때 물론 힘든 점이 있었죠. 세훈이는 검사니까 당연히 눈치가 빠르고 촉이 좋을텐데 정작 가장 가까운 아내의 악행은 눈치채지 못 했으니까요. 그래서 연기할 땐 아예 의심을 빼버리려고 했어요. '세훈이는 아내를 의심할 인물 자체가 아니다'고 상정했죠. 세훈이는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할만큼 아주 순수한 청년이니까요."
인간 도상우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맞춰 나가는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실제 체중이 5~6kg 정도 빠졌다. 그런데 체력보단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보다"며 도상우는 웃었다. "욕심이 과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지를 알게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최고시청률 34.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국민 드라마'라는 수식까지 붙은 작품을 막 끝낸 참이다. 스스로 칭찬해 줄 법도 한데 도상우는 고개를 저었다.
"연기 이야기를 할 땐 진지해진다"던 그는 인터뷰 막판 "요즘 식당에서 서비스 많이 받느냐"는 질문에 겨우 웃었다. 그러더니 또 다시 연기 얘기다. "내게 더 스트레스를 줬어야 할 것 같다. 캐릭터를 더 연구했어야 했던 것 같다"는 도상우에게 지금 중요한 건 오직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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