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인간 대 인공지능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한국기원으로부터 '9단 명예단증'을 받았다.
15일 대국을 마친 후 열린 시상식에서 한국기원은 알파고를 대신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우승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했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의 아버지로 꼽힌다. 이세돌 9단은 감사패를 받았다.
한국기원이 알파고를 위해 특별히 만든 명예단증은 알파고 개발을 총괄한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가 대신 받았다. 한국기원은 "알파고는 창의적이고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며 "알파고의 업적을 인정해 명예 9단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선물 교환도 이어졌다. 이세돌 9단은 5국 내내 사용한 바둑판 뒷면에 서명을 해 구글 딥마인드 측에 전달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이 가족과 함께 대국장 내에서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했다. 바둑 팬이 직접 준비한 선물도 전해졌다. 이세돌 9단의 '신의 한 수'였던 4국 78수의 기보가 새겨진 넥타이다.
당초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시상식에 이어진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인공은 제가 아닌 것 같다"며 먼저 마무리 발언을 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다만 "이건 인간의 패배가 아닌 저의 패배"라며 "부족함이 잘 드러난 대국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더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는 폐회사에서 "지난 2년간 노력한 알파고 팀에게 고맙다"며 "현장 운영팀과 한국, 이세돌 9단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