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올 한해 부동산 정책이 선전(深圳)·상하이(上海) 등 1선 도시와 일부 2선 도시의 ‘집값 안정’에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그 동안 미분양 해소에 주력했던 것에서 미묘한 변화가 생긴 것.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터져 나오면서 집값 안정이 최대 화두였다.
올해 정부공작보고 최종안에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촉진한다’는 문구도 새로 포함됐다. 앞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발표한 업무보고 초안에는 미분양 해소와 관련된 내용만 언급됐었다.
천정가오(陳政高)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도 15일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1, 2선 도시의 집값 폭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집값 안정이 주요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와 일부 2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올해의 중요한 임무"라면서 엄격한 구매제한, 조세정책, 공급물량 확대, 불법행위 단속강화, 시장 소통 강화 등을 통해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 폐막 이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안정 대책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미 주택 초기 계약금 대상 불법대출 단속에 나섰다. 당장 비제도권 자금으로 계약금 대출을 해주던 부동산 중개소와 P2P(개인 대 개인) 대출 기업들이 업무를 중단했다.
현재 중국에선 생애 첫 집 구매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나머지 20% 계약금은 자기자금을 내야하지만 이마저도 비제도권 자금으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당국은 이러한 무분별한 그림자 금융을 대도시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보고 부동산 신용 거품 위기를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7억 ㎡가 넘는 주택 미분양 물량 해소에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주택대출 계약금 비율을 최저 20%까지 낮추고 부동산 취득세·영업세를 인하하는 등 주택 경기 부양에 힘써왔다. 그러나 2~3선 도시만 적용되는 이들 정책이 오히려 투자심리를 부추겨 1선 도시 집값만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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