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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팀 로스(왼쪽), 미셸 프랑코 감독[사진=영화 '크로닉' 스틸컷]
4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크로닉’의 캐스팅 비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남자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팀 로스)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날카롭게 그려낸 영화인 ‘크로닉’은 2015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고 2015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및 2016 마리끌레르 영화제의 폐막작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 역할은 팀 로스가 맡게 되었는데, 이 캐스팅에는 아주 특별한 비화가 숨어 있다.
팀 로스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우디 앨런 등 거장 감독의 작품들을 통해 그만의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영화의 단역과 조연을 맡던 팀 로스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고, 이후 ‘펄프픽션’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에 성공한다.
그 후 ‘비열한 거리’, ‘포 룸’ 등에 출연하고 우디 앨런 감독의 ‘에브이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 출연하면서 우디 앨런과 함께 작업하였다. ‘피아니스트의 전설’, ‘퍼니게임’, ‘브로큰’, ‘셀마’ 등 다양한 영화들에 출연하고 최근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최신작 ‘헤이트풀8’에 출연했다. 그 동안 작품에서 남성적이고 거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팀 로스가 전작과는 사뭇 다른 호스피스 간호사 역을 맡게 된 건 팀 로스가 감독에게 역 러브콜을 보냈기 때문이다.
배우가 먼저 감독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셸 프랑코 감독은 팀 로스의 제안을 받아 들여 그를 위해 캐릭터 설정과 시나리오를 모두 수정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팀 로스의 적극적인 러브콜 덕분에 좀 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
‘크로닉’은 첫 장편 영화 ‘다니엘 & 아나’로 2009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애프터 루시아’로 2012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하고 ‘크로닉’으로 2015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칸의 총아’로 불리고 있는 미셸 프랑코 감독의 세 번째 영화이다.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뜻으로, 평생 나을 수 없는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환자들을 돌보는 데이비드의 헌신적인 모습과 그의 과거, 그리고 다양한 담론과 해석을 낳게 하는 열린 결말 등이 밀도 깊은 영상으로 펼쳐져 영화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팀 로스의 역 러브콜 캐스팅 비화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크로닉’은 2016 마리끌레르 영화제, 2015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상반기 최고의 아트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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